쉬어서 나아질 불편과 진료가 필요한 통증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생활을 돌아본 뒤 치료의 필요성을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어깨가 뻐근한 날이면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병원을 찾아 몸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다만 불편함이 곧바로 치료나 수술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이런 상황에서 “0차 의료”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병원 진료를 받기 전에 몸이 왜 불편해졌는지 스스로 먼저 살펴보는 단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치료를 미루라는 뜻이 아니라, 진료에 앞서 자신의 생활부터 점검해 보자는 취지다.
병원 문 열기 전에 돌아볼 것은 지난 며칠의 생활
“0차 의료”에서 먼저 살필 것은 최근의 생활 습관이다. 지난주에 무리하게 산에 오르지는 않았는지, 잠을 설치지는 않았는지, 스트레스가 쌓이지는 않았는지 차례로 되짚어 보는 식이다. 어디가 불편한지와 함께 언제부터, 어떤 일을 한 뒤에 그랬는지를 떠올려 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몸에는 생각보다 강한 회복력이 있어 잠시 쉬고 생활의 균형을 되찾는 것만으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충분한 휴식이나 가벼운 스트레칭만으로 몸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이는 모든 통증이 저절로 낫는다는 의미와는 별개다. 급히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도 분명히 있는 만큼 스스로 괜찮다고 단정하는 태도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치료와 검증된 치료는 다르다
방송이나 신문, 주변 사람의 입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이나 특정 주사가 좋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새롭다는 사실이 곧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전문의는 유행을 무작정 따르기보다 오랜 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치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웃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말도 같은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문을 들었다면 그 치료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됐는지 주치의에게 묻고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비용에 대한 생각도 판단을 흐릴 수 있다. “보험 처리가 되니 부담이 없다”거나 “낸 돈이 아까우니 다 받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치료를 늘리는 경우다. 한 번 받은 약물 치료나 수술은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보험 적용 여부와 치료의 필요성은 따로 따져 볼 문제다. 판단의 기준은 꼭 필요한 치료인지, 자신의 몸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에 둘 필요가 있다.
인공 관절 수술이 곧 첫 선택은 아니다
특히 신중해야 할 치료로 꼽힌 것은 인공 관절 수술이다. 자기 관절은 살아 있는 세포로 이뤄져 손상되더라도 스스로 회복하려는 힘이 있지만, 인공 관절로 한번 바꾸고 나면 그런 자생력(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잃게 된다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 관절을 최대한 오래 쓸 방법을 먼저 충분히 시도해 보라고 권했다.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비수술 치료(수술 없이 증상을 다스리는 치료)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의 관절 강화 운동과 스트레칭, 따뜻한 찜질, 물리치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방법을 충분히 시도했는데도 다른 대안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수술을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전문의의 조언이다.
다만 이 조언을 수술이 나쁘다는 말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수술을 서두르지 말라는 것과 필요한 수술을 피하라는 것은 다르다. 수술이 필요한지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 의사의 진단을 바탕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미루지 말아야 할 경우와 의사에게 물을 것
가벼운 뻐근함이 있고 무리한 일이나 수면 부족처럼 짚이는 원인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생활을 먼저 돌아보고 쉬어 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반면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염증이 있는 경우는 집에서 지켜볼 일이 아니다. 이때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으로 치료받는 어르신도 새로운 치료를 스스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치료든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으며, 지금 먹는 약과 관련해 궁금한 점은 약사에게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는 이 치료가 꼭 필요한지, 수술 외에 먼저 시도할 방법은 없는지, 오랫동안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치료인지를 물어볼 수 있다. 진료 전에 언제부터 어떤 일을 한 뒤 불편해졌는지 적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답을 듣고도 판단이 서지 않으면 주치의에게 다시 묻고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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