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는 생수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마시는지도 살필 필요가 있다
열과 햇볕에 노출된 병의 문제와 입을 댄 병의 세균 문제는 원인이 다르다
서늘한 곳 보관, 개봉 후 냉장, 컵에 따라 마시기부터 확인

무더운 여름날 차 안이나 베란다에 놓아둔 생수병을 집어 들어 그대로 입을 대고 마시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물은 상할 것이 없다고 여겨 보관이나 마시는 방식까지 따져 보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생수도 병이 놓인 환경과 다루는 습관에 따라 위생 상태가 달라질 수 있어, 시원하게 마시는 것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열과 햇볕이 강한 곳에서는 병부터 손상될 수 있다

먼저 살필 것은 보관 장소다. 생수병은 높은 열이나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용기 자체가 손상될 수 있다. 뜨거운 환경에서는 병에서 몸에 이롭지 않은 미세한 알갱이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세균이 번식하기에도 쉬운 조건이 된다.

여름철 주차된 차 안과 볕이 강하게 드는 베란다가 대표적인 장소로 꼽힌다. 생수를 묶음으로 사 두고 베란다에 쌓아 두거나, 차에 한두 병씩 넣어 다니는 습관이 있다면 위치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생수는 시원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실내에 두는 편이 안전하다.

입을 대고 마신 병은 보관과는 별개의 문제다

서늘한 곳에 잘 둔 생수라도 마개를 연 뒤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병에 입을 대는 순간 침 속의 세균이 물병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병을 더운 날씨에 밖에 그대로 두면 세균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즉 뜨거운 곳에 둔 병의 문제와 입을 댄 병의 문제는 원인이 다르다. 앞의 것은 용기 손상과 보관 환경에서 비롯되고, 뒤의 것은 마시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개봉한 생수는 밖에 두지 않고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며, 하루나 이틀 안에 다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큰 병의 생수는 처음부터 컵에 따라 마시면 병 안으로 침이 들어갈 일이 줄어들고, 여러 사람이 함께 마실 때는 더욱 위생적이다.

구기거나 다시 채워 쓰는 습관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물을 마시며 병을 꾹꾹 누르거나, 다 마신 병에 물을 다시 담아 몇 번씩 쓰는 일도 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수병은 한 번 쓰고 버리도록 만든 일회용 용기다. 병을 자꾸 구기거나 여러 번 재사용하면 표면이 닳아 미세한 알갱이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집에서 물을 담아 두고 마시려면 유리병이나 텀블러를 쓰는 방법이 있다. 다만 용기를 바꾸었다고 위생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과는 별개다. 텀블러도 쓸 때마다 깨끗하게 씻어 말려야 한다.

누가 살펴야 하고, 무엇을 물어야 하나

이런 주의 사항이 모든 생수를 위험하게 본다는 뜻은 아니다. 실내의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컵에 따라 마시며, 개봉한 물을 냉장고에 두고 곧 비우는 어르신이라면 지금의 습관을 이어 가면 된다. 반면 차나 베란다에 생수를 오래 두는 경우, 입을 댄 병을 상온에 두고 여러 날에 걸쳐 마시는 경우, 일회용 병을 물통처럼 다시 쓰는 경우라면 습관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얼마나 오래 두어야 문제가 되는지, 그 알갱이가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이 내용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미 마신 물을 두고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 오늘부터 보관 장소와 마시는 방식을 하나씩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른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이나 건강 상태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 어르신은 물 마시는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 평소 마시는 물의 양과 방식을 함께 알리고, 복용 중인 약과 관련해 주의할 점이 있는지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보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