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의 문제를 넘어 마음 건강과 가스·화재 안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주치의 상담과 복용 약 확인, 집 안 점검부터 챙길 필요가 있다
아침에 내린 커피 향이 옅어진 듯하고, 즐겨 먹던 반찬 맛이 밍밍하게 느껴진다는 어르신이 있다. 냄새와 맛은 하루의 작은 기쁨을 만드는 감각이어서 그 변화를 알아차리면 서운함이 먼저 들기 쉽다. 다만 후각과 미각의 변화를 입맛이 조금 달라진 정도로만 넘길 일은 아니다. 삶의 질과 일상의 안전이 함께 걸려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맛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한 연구는 후각과 미각을 잃는 일이 단순한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고 짚었다. 파킨슨병(손 떨림과 몸의 굳음 등이 나타나는 신경계 질환)이나 뇌졸중(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생기는 병) 환자의 사례처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영향은 마음과 관계로도 번질 수 있다. 먹는 즐거움이 줄면 기분이 가라앉고, 식사 자리를 비롯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불이 나거나 가스가 새어도 냄새로 알아채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
감각의 변화와 특정 질환은 다르다
이 내용을 냄새를 잘 맡지 못하면 곧 파킨슨병이나 뇌졸중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과 감각 저하만으로 병을 판단하는 것은 별개다. 원인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지금 먹는 약이 감각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혼자 원인을 짐작하기보다 진료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약이 의심된다고 해서 임의로 끊는 것도 권할 일이 아니다. 약을 줄이거나 바꾸는 판단은 처방한 의사와 상의한 뒤에 하는 편이 안전하다.
누가 먼저 살펴야 하나
향이나 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어르신, 그 변화와 함께 식사량이 줄거나 기분이 처지는 어르신은 주치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눠 볼 만하다. 약을 꾸준히 먹고 있다면 변화가 시작된 시기와 약 이름을 함께 알리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스레인지를 자주 쓰는 집이나 음식 상태를 대신 살펴 줄 사람이 곁에 없는 어르신은 안전 점검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반대로 감각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어르신까지 미리 걱정할 까닭은 없다. 그래도 가스 밸브를 확실히 잠그고 음식의 유통기한을 살피는 습관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생활 수칙이다.
식탁과 집 안에서 확인할 것
맛이 덜 느껴져도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색이 고운 채소를 보기 좋게 담고, 쫄깃하거나 아삭한 식감과 따뜻하거나 시원한 온도에 변화를 주면 다른 감각으로 식사의 즐거움을 채울 수 있다. 허브, 생강, 마늘처럼 향이 뚜렷한 재료를 조금 쓰면 후각을 자극해 맛이 풍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맛을 살리려고 맵고 짜게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간은 자극적이지 않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집 안에서는 가스 누출 경보기 설치를 고려하고, 사용한 뒤 밸브가 잠겼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상한 음식 냄새를 맡지 못할 수 있으므로 음식 보관 상태와 유통기한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마음 건강도 함께 돌볼 일이다. 가족, 친구, 이웃에게 달라진 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처럼 식사 밖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 기분이 나아지기도 한다.
진료를 받을 때는 언제부터 냄새나 맛이 달라졌는지,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를 메모해 가면 좋다. 주치의에게는 원인과 필요한 검사를 물어보고, 복용 약이 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약사에게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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