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꼬리를 물면 새로운 만남과 외출부터 망설이게 될 수 있다
잠시 지나가는 불안과 계속 이어지는 불안은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숨 고르기부터 해 보고, 불안이 이어지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혹시 잘못되면 어쩌나”, “내가 뭘 실수한 건 아닐까”. 별일 없는 날에도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어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있다. 다만 불안을 느낀다고 해서 곧바로 마음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는 없고, 무조건 없애야 할 감정으로 여기는 것도 오해에 가깝다.

오랜 세월 숱한 고비를 넘겨 온 어르신이라도 앞일을 모두 알거나 뜻대로 다룰 수는 없다. 뜻밖의 일은 앞으로도 생기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불안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할지를 미리 익혀 둘 필요가 있다.

없애려 할수록 발이 묶일 수 있다

불안이 올라올 때마다 피하거나 밀어내려고만 하면 오히려 새로운 경험과 즐거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게 될 수 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자리나 처음 가는 모임을 “실수하면 어쩌나”, “남들이 어떻게 볼까” 하는 걱정 때문에 미루는 경우가 그렇다.

이럴 때 권할 만한 비유가 바닷가의 파도다. 거세게 밀려온 파도가 얼마 뒤 잦아들듯 불안한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차츰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파도를 막는 것이 아니라 휩쓸리지 않고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데 있다.

멈추고, 살피고, 스스로 달랜다

첫 단계는 멈춤이다. 마음이 조급해지면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깊은 호흡을 몇 차례 되풀이한다. 길게 숨을 내뱉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생각에 끌려가는 흐름을 끊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숨을 고른 뒤에는 지금 어떤 감정이 올라왔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 “걱정이 드는구나”, “이 일 때문에 불안하구나” 하고 이름을 붙여 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느냐며 자신을 다그치거나 감정을 억지로 밀어낼 필요는 없다.

그다음은 자신에게 건네는 말이다. 자녀나 손주가 불안해할 때 “괜찮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다독이듯 같은 말을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방식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는 500에서 7씩 빼 가며 거꾸로 세어 보는 방법도 있다. 계산에 집중하는 동안 걱정에 쏠리던 마음의 힘이 줄어들어 한결 편안해질 수 있다.

작은 시도와 치료는 별개다

걱정 때문에 움츠러든 일상은 아주 작은 일부터 다시 넓혀 볼 수 있다. 가 보지 않은 동네 가게에 들르거나, 처음 해 보는 반찬을 만들거나, 이웃에게 먼저 가볍게 인사를 건네는 정도면 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마음의 힘을 기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생활 속 연습과 의료진의 진료는 다르다. 호흡이나 숫자 세기는 어쩌다 찾아온 불안을 스스로 다독이는 방법일 뿐, 병을 진단하거나 치료를 대신하는 수단으로 볼 수는 없다. 효과를 느끼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약을 먹거나 불안이 이어지면 먼저 상의한다

가끔 걱정이 스치고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 경우라면 위의 방법을 일상에서 천천히 시도해 볼 만하다. 반면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어르신은 불안이 계속될 때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용하던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않는 것도 기본이다.

상담에 앞서 언제부터 불안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 잠이나 식사, 외출에 지장이 있는지를 적어 두면 설명하기 쉽다. 먹는 약의 이름도 함께 챙겨 가면 좋다. 약과 관련한 궁금증은 약사에게 물을 수 있고, 어디서 상담할지 막막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