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입맛을 잃은 여름, 제철 과일은 수분과 영양을 채우는 간식이 될 수 있다
다만 혈당과 위장 부담, 복용 약과의 관계는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만성 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다면 양과 종류를 주치의·약사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 밥상 앞에서 수저가 잘 가지 않는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럴 때 냉장고에서 꺼낸 수박이나 참외 한 조각은 갈증을 달래고 기분을 돌리는 손쉬운 간식이 된다. 다만 “과일은 몸에 좋으니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은 흔한 오해다. 과일이 주는 이로움과 얼마나, 어떤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따로 따져 볼 문제다.

수박은 수분, 토마토는 칼륨···과일마다 장점이 다르다

여름 과일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높은 수분 함량이 꼽힌다. 더위에 지친 몸에 물기를 더하고 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수박은 대부분이 물로 이뤄져 있고 열량(음식이 내는 에너지의 양)도 비교적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에는 칼륨이 풍부하다. 칼륨은 몸속 나트륨이 빠져나가는 것을 돕는 성분으로, 몸이 붓는 증상을 관리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체리와 포도에는 항산화 성분(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지켜 주는 성분)이 들어 있고, 참외에는 수분과 비타민C가 많다.

포도는 껍질에도 좋은 성분이 많아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는 방법이 권해지기도 한다. 이런 과일들은 입맛이 떨어진 여름철에 영양을 조금씩 보태는 간식이 될 수 있다.

좋은 성분이 있다는 것과 많이 먹어도 된다는 것은 다르다

과일에 이로운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과일이 특정 질환을 낫게 한다는 말은 별개다. 수분 보충이나 붓기 관리,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어디까지나 식생활을 거드는 수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몸이 계속 붓거나 기운이 없다면 과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양도 살펴야 한다. 달콤한 과일은 자꾸 손이 가기 쉽지만 지나치게 먹으면 혈당이 오르거나 위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한 번에 주먹 크기 정도, 한두 조각이 알맞은 양으로 안내된다. 다만 이는 대략의 기준일 뿐 건강 상태에 따라 알맞은 양은 달라질 수 있다.

먹는 때도 중요하다. 과일은 끼니를 대신하기보다 식사 사이에 출출하거나 목이 마를 때 간식으로 먹는 쪽이 권장된다. 시원하게 보관한 과일은 더위를 식히고 기분을 전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와 복용 약이 있는 어르신은 먼저 물어야 한다

특별한 질환이 없고 평소 식사를 잘 하는 어르신이라면 적당한 양의 제철 과일을 간식으로 즐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다. 반면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같은 양이라도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를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꾸준히 약을 먹는 어르신도 주의 대상이다. 어떤 약은 특정 과일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달라지거나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몽은 일부 고혈압약, 고지혈증약과 함께 먹으면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약과 모든 과일이 그런 것은 아니므로 무조건 피하기보다, 자신이 먹는 약을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씻는 법부터 약 이름까지, 확인하고 물어볼 것

포도처럼 껍질째 먹는 과일은 세척이 먼저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거나 베이킹소다를 조금 푼 물에 씻으면 한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약을 먹고 있다면 약 이름이나 처방전을 들고 가서 “이 약을 먹는 동안 피해야 할 과일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 좋다.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있다면 “한 번에 얼마나, 하루 중 언제 먹는 것이 좋은가”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일을 먹은 뒤 평소와 다른 몸의 변화가 느껴지거나 궁금한 점이 생기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에게 문의해야 한다. 복용 약과 음식의 관계는 가까운 약국의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