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담배보다 나을 수 있다는 것과 금연만큼 안전하다는 것은 별개다
보건소나 금연 상담 센터, 주치의와 완전 금연 계획부터 확인
냄새가 적고 연기도 덜 나는 전자담배를 보며 “이 정도면 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기는 흡연자가 적지 않다.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최근 한 연구에서는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의 폐암 발병 위험이 담배를 완전히 끊은 사람보다 높게 나타나, 바꾸는 것을 곧 금연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폐암 발병 56%, 사망 2배 높게 나타나
이 연구의 비교 대상은 일반 담배를 끊은 뒤 전자담배로 옮겨 간 사람과 모든 담배를 완전히 끊은 사람이다. 전자담배로 바꾼 쪽의 폐암 발병 위험은 완전히 금연한 쪽보다 56% 높았고,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50세에서 80세 사이의 폐암 고위험군(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서 더욱 뚜렷했다고 한다. 어르신 세대 상당수가 이 나이대에 속하는 만큼, 오랜 흡연 끝에 전자담배로 옮겨 간 어르신이라면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자담배가 깨끗할 것이라는 인상과 달리, 액상과 거기서 나오는 증기에는 해로운 성분이 들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자극성 화학 물질)를 비롯해 납, 니켈, 크롬 같은 금속 물질이 대표적이다. 눈에 보이는 연기와 코에 닿는 냄새가 줄어도 이런 물질이 몸속으로 계속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덜 해로울 수 있다”와 “안전하다”는 다르다
전자담배를 둘러싼 이야기가 엇갈리는 것은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경우와 비교하면 전자담배를 쓰는 편이 조금 낫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는 비교 기준이 흡연을 이어 가는 경우일 때의 이야기이고, 담배를 아예 끊은 경우와 견주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수치를 읽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56%와 2배는 두 집단을 비교해 나타난 위험의 차이이며,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 개개인이 그만큼 폐암에 걸리거나 사망한다는 의미와는 별개다. 지금까지의 흡연 기간과 양, 건강 상태에 따라 개인의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를 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금연의 이득은 폐에만 머물지 않는다. 심장을 비롯한 온몸의 건강을 위해서도 담배를 종류와 관계없이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번 내용의 핵심이다.
누가 더 살펴야 하나
가장 먼저 살펴볼 사람은 일반 담배를 끊으려고 전자담배로 옮겨 간 뒤 “이제 끊었다”고 여겨 온 어르신이다. 전자담배를 쓰고 있다면 아직 금연이 끝난 상태로 보기 어려운 만큼, 전자담배까지 끊는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약을 먹고 있거나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주의할 점이 달라질 수 있어서, 금연 문제는 물론 전자담배 사용 여부도 혼자 판단하기보다 주치의의 의견을 듣는 편이 안전하다.
반면 지금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이번 내용이 새로 무언가를 시작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에 손을 대는 일 없이 지금의 생활을 이어 가면 된다.
혼자 어렵다면 보건소와 주치의부터
금연을 결심해도 혼자 힘으로 이어 가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가까운 보건소나 금연 상담 센터를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상담을 받을 때는 피워 온 담배의 종류와 기간, 지금 전자담배를 쓰고 있는지를 함께 알리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진료를 받는 어르신은 주치의에게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복용 약에 맞는 금연 방법이 무엇인지, 전자담배를 쓰는 동안 주의할 점은 없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 목록을 챙겨 가면 상담이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전자담배로 바꾼 것을 끝으로 여기지 말고, 보건소나 주치의와 함께 완전 금연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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