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팔 수치가 정상이어도 다른 쪽 팔은 다를 수 있다
한 번의 차이와 꾸준히 이어지는 15~20mmHg 이상의 차이는 구분해야 한다
처음에는 양팔을 재고, 차이가 이어지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혈압계 앞에 앉으면 늘 같은 팔부터 내미는 어르신이라면 한 번쯤 품어 볼 물음이 있다. 다른 쪽 팔의 수치도 똑같을까 하는 점이다. 다만 양팔 수치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병이 있다는 뜻은 아니며, 살펴야 할 것은 그 차이가 얼마나 크고 얼마나 꾸준히 이어지느냐다.

건강한 사람의 양팔 차이는 10mmHg 아래

기준이 되는 값은 수축기 혈압(심장이 수축할 때 혈관에 걸리는 압력으로, 혈압계의 위쪽 숫자)이다. 건강한 사람은 양쪽 팔의 수축기 혈압 차이가 10mmHg(혈압을 나타내는 단위)보다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팔의 숫자가 완전히 같지 않더라도 이 범위 안이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셈이다.

주의해서 볼 구간은 차이가 꾸준히 15~20mmHg 이상 나는 경우다. 이때는 혈관 어딘가가 좁아지거나 막혔다는 신호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 벽에 기름때가 끼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혈관이 굳고 좁아지는 현상)가 이런 차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번의 차이와 지속되는 차이는 다르다

혈압은 측정할 때의 자세나 긴장, 직전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치다. 그래서 어쩌다 한 번 양팔 차이가 크게 나온 것과 여러 번 재도 비슷한 차이가 되풀이되는 것은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라는 조건이며, 한 번의 숫자만으로 혈관 질환을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한쪽 팔만 재서 나온 “정상 혈압”이 곧 혈관에 문제가 없다는 보증도 아니다. 평소 수치가 낮게 나오는 쪽 팔만 재 왔다면 다른 쪽 팔의 더 높은 혈압을 놓칠 수 있고, 문제가 있는 혈관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나갈 가능성도 있다. 정상 수치를 확인한 것과 양팔을 모두 확인한 것은 별개의 일인 셈이다.

양팔 확인이 특히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오랜만에 혈압을 재는 어르신, 아직 어느 팔로 잴지 정하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먼저 왼쪽과 오른쪽 팔을 모두 재 볼 필요가 있다. 이미 혈압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도 예외가 아니다. 약을 먹고 있으니 수치 관리는 되고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양팔 차이는 따로 살펴야 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양팔을 재 본 결과 차이가 10mmHg보다 작게 나오는 어르신이라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까닭은 없다. 평소처럼 정해 둔 팔로 꾸준히 재면서 수치의 흐름을 지켜보면 된다. 차이가 그보다 크지만 15mmHg에는 미치지 않는 경우에도 한 번의 결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여러 번 재서 기록해 두는 편이 낫다.

더 높은 팔을 기준으로 재고, 약은 임의로 바꾸지 말아야

방법은 어렵지 않다. 처음 잴 때 양쪽 팔을 모두 재서 어느 쪽 수치가 더 높은지 확인하고, 이후에는 수치가 높게 나온 팔을 “기준 팔”로 삼아 계속 재면 된다. 더 높게 나오는 팔의 혈압이 심장과 몸의 주요 혈관에 걸리는 실제 압력을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

수축기 혈압 차이가 15~20mmHg 이상으로 계속 나타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진료를 받을 때는 집에서 잰 양팔 수치를 날짜별로 적어 가져가면 설명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앞으로 어느 팔로 재면 되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혈압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양팔 차이가 크게 느껴지더라도 약을 스스로 줄이거나 늘려서는 안 된다. 측정 기록을 들고 주치의에게 알린 뒤 지시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주치의가 따로 없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동네 의원에서 양팔 혈압을 재 보고 상담을 받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