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가을까지 풀숲과 밭에서 어르신을 노리는 작은 진드기
물린 자리는 모기 자국처럼 가벼워 보여도 증상은 뒤늦게 심해질 수 있어
옷차림과 귀가 후 몸 살피기, 이상 증상 땐 야외활동 사실부터 의료진에게 알려야

날이 풀리면 산책과 등산, 텃밭 가꾸기에 나서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풀밭에서 돌아와 몸에 작은 자국을 발견해도 대개는 모기에 물린 정도로 넘기기 쉽다. 다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진드기에 물린 경우라면 가벼운 자국과 실제 위험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없다.

최근 한 뉴스에서는 평소 운동을 즐기던 60대가 진드기에 물린 뒤 입원한 사례가 전해졌다. 처음에는 모기 자국처럼 대수롭지 않아 보였으나, 이후 심한 두통과 함께 정신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한 사람의 사례를 모든 경우로 넓혀 볼 수는 없지만, 초기의 가벼운 모습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준다.

독감과 비슷하게 시작하는 진드기 매개 질환

진드기에 물린 뒤 생길 수 있는 병으로는 뇌염(뇌에 염증이 생기는 병)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꼽힌다. 뒤의 병은 줄여서 SFTS라고 부르며, 국내에서는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이 병이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FTS는 고열과 심한 피로, 구토, 설사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고, 심해지면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진드기는 활동하기 좋은 봄부터 가을 사이 풀숲이나 밭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어, 이 시기에 바깥 활동이 잦은 어르신은 더 살필 필요가 있다.

물린 자국의 크기와 병의 위험은 별개다

흔히 물린 자리가 작고 아프지 않으면 괜찮다고 여기지만, 자국의 크기와 병의 위험은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야외활동 뒤에 나타난 열이나 두통이 모두 진드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원인은 진료를 통해 가려야 할 문제이므로, 스스로 판단해 지켜보기보다 의료진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편이 낫다.

예방 수칙을 지키면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과는 다르다. 풀밭에 갈 때는 긴팔 옷과 긴바지, 양말을 갖추고 모자나 토시로 드러나는 피부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밝은 색 옷은 붙어 있는 진드기를 찾아내기 쉽고, 옷과 신발에 뿌리는 기피제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어르신은 기피제를 쓰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거나 소량으로 먼저 시험해 보는 것이 좋다.

더 살펴야 할 사람과 귀가 후 점검

텃밭을 돌보거나 풀숲 길을 자주 걷는 어르신은 특히 눈여겨볼 대상이다. 약을 꾸준히 복용하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도 몸의 새로운 변화를 주치의와 더 세심하게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 풀밭에 다녀온 적이 없고 물린 흔적도 없다면 진드기를 먼저 의심할 근거는 적지만, 몸이 좋지 않다면 다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깥에서 돌아오면 입었던 옷을 바로 털어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피는 습관이 권장된다. 귀 뒤, 팔꿈치 안쪽, 무릎 뒤, 사타구니, 머리카락 속은 진드기가 숨기 쉬운 곳이다. 손주가 함께 놀러 왔다면 아이의 몸과 옷도 같은 방법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발견하면 억지로 떼지 말고 병원·보건소로

몸에 붙은 진드기를 발견했을 때 억지로 잡아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진드기의 입 부분이 피부에 박힌 채 남아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것으로 꼽힌다.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핀셋으로 진드기 머리 부분을 잡아 피부에서 수직으로 천천히 뽑은 뒤 물린 자리를 소독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이는 부득이한 경우의 대처이며, 이후에도 가능한 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 뒤 열이 나거나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온몸에 기운이 없거나 구토와 설사가 이어진다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료실에서는 최근 어디서 어떤 야외활동을 했는지, 물린 듯한 흔적이 있는지, 평소 복용하는 약과 앓는 병은 무엇인지 함께 알리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궁금한 점이나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