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실제로 병에 걸리는 것은 다르다
가족력부터 정리해 주치의와 필요성을 상의할 일이다
부모나 형제자매가 암이나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본 어르신이라면 “나도 같은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품을 수 있다. 이럴 때 떠올릴 만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유전자 검사다. 다만 검사에서 관련 유전자가 확인됐다고 해서 반드시 그 병에 걸린다는 뜻은 아니다.
검사로 알 수 있는 것은 “걸릴 가능성”
유전자는 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를 담은 정보로, 흔히 “몸의 설계도”에 비유된다. 지문처럼 사람마다 고유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전자 검사는 이 정보를 살펴 특정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다소 높은지 미리 가늠해 보는 검사다.
가족 가운데 특정 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어르신도 그 질환과 관련된 유전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대상은 암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유전적 영향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질환), 심근병증(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병), 부정맥(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증상) 같은 심혈관 질환도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유전자가 있는 것과 병에 걸리는 것은 다르다
유전자 검사가 모든 것을 100% 예측해 주는 것은 아니다. 관련 유전자를 지녔어도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고,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끼리도 병이 나타나는 시기와 증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검사 결과 한 줄만 보고 앞날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검사 전후에 받는 전문 상담의 비중이 크다. 결과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지나친 걱정을 덜고, 앞으로의 건강 관리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는 어디까지나 건강을 지키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다. 미리 알고 건강 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나 주치의와의 꾸준한 상담을 대신하는 것과는 별개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르신, 서두르지 않아도 될 어르신
먼저 가족력(가족이 앓은 병의 내력)이 뚜렷한 경우다. 부모나 형제자매가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거나, 같은 종류의 암을 앓은 가족이 여러 명이라면 검사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심혈관 질환을 앓은 가족이 있는 경우도 상담해 볼 만하다.
이미 특정 질환을 진단받은 어르신도 해당할 수 있다. 이때 검사는 병을 미리 아는 것보다 본인에게 잘 맞는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을 받는 쪽에 가깝다.
반면 뚜렷한 가족력도 없고 진단받은 질환도 없는 어르신이라면 막연한 불안만으로 서둘러 검사를 받을 일은 아니다. 무작정 받기보다 충분히 알아본 뒤,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검사인지 전문가의 판단을 먼저 들어 볼 필요가 있다.
가족력 메모부터 확인하고 주치의에게 물을 것
첫 준비는 가족력 정리다. 부모와 형제자매 가운데 어떤 병을 앓은 사람이 있는지, 특히 젊은 나이에 암이나 심장병을 겪은 사람이 있는지 떠올려 간단히 적어 두면 된다. 이 메모는 상담 때 요긴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다음 진료 때는 메모를 들고 주치의에게 유전자 검사가 본인에게 꼭 필요한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먹는 약이 있다면 검사와 관련해 특별히 알아 둘 점이 있는지 주치의와 약사에게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검사를 받았다면 결과를 혼자 해석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의 설명을 차분히 듣는 편이 안전하다. 결과의 의미를 확인한 뒤에는 앞으로의 건강 관리 계획을 의료진과 함께 세우고, 궁금한 점은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다시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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