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걷는 일과 무리해서 많이 걷는 일은 다르고, 몸 상태에 따라 방법도 달라진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다면 시작 전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좀 걸으셔야 한다”는 말을 듣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너무 흔한 조언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돈이나 특별한 장비 없이 생활 속에서 바로 해 볼 수 있는 건강 습관으로 걷기가 꾸준히 꼽힌다. 다만 오래, 빠르게 걸어야만 효과가 있다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이며, 누구에게나 같은 방법이 맞는 것도 아니다.
혈액 순환과 근육, 기분까지 두루 관련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규칙적인 걷기가 몸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거듭 보여 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걷기는 혈액이 원활하게 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약해진 근육을 단련하는 데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몸을 움직이고 나면 마음이 한결 상쾌해진다는 점도 자주 거론되는 장점이다.
특히 몸이 약해지기 쉬운 시기나 질병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걷는 것이 회복을 앞당기고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걷기는 나이와 상관없이 중요한 활동이지만, 근력과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어르신에게는 더욱 소중한 습관이 될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습관과 치료는 다르다
이런 설명을 곧바로 “걷기만 하면 낫는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걷기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병의 치료를 대신한다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이미 받고 있는 치료나 복용 중인 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걷기는 생활 습관의 하나로 더해 나가는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
많이 걸을수록 무조건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얼마나 멀리 또는 얼마나 빨리 걸었는지보다 얼마나 꾸준히 이어 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 습관의 핵심이다. 하루하루의 걸음은 저금처럼 조금씩 쌓이는 것이라, 처음부터 목표를 높게 잡을 까닭이 없다.
바로 시작해도 되는 사람과 먼저 물어야 할 사람
평소 큰 불편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가벼운 수준에서 시작해 볼 수 있다. 집 안을 왔다 갔다 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되고, 동네 한 바퀴를 천천히 도는 것도 방법이다. 몸에 맞춰 편안한 만큼 걷다가 조금씩 늘려 가면 되고, 미끄럽지 않으면서 발이 편한 신발을 갖추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 편이 좋다.
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건강 상태와 질환에 따라 알맞은 운동 강도와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걷는 도중 몸이 불편하거나 숨이 차고 아픈 곳이 생기면 참고 이어 가지 말고 바로 쉬는 것이 안전하다.
시간을 정하고, 함께 걷고, 궁금한 점은 묻기
습관으로 굳히려면 걷는 시간을 정해 두는 방법이 있다. 아침 식사 뒤나 저녁 식사 뒤처럼 가장 편한 때를 골라 매일 같은 시간에 나서면 꾸준히 이어 가기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 굳이 운동복으로 갈아입을 필요도 없다. 평소 옷차림으로 잠시 집 밖을 걷거나, 가까운 마트나 친구 집에 갈 때 자동차와 대중교통 대신 걸어가는 것도 좋은 실천이 될 수 있다.
혼자 걷는 일이 심심하게 느껴질 때는 배우자나 친구, 이웃과 함께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지루함이 덜하고, 서로의 건강을 챙기고 격려하면서 더 오래 이어 갈 수 있다.
시작을 앞두고 있다면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지금 몸 상태에 맞는 걷기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멈춰야 하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과 운동의 관계가 궁금하면 약사에게, 동네에서 받을 수 있는 건강 상담이 궁금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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