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받지 않은 쪽 다리가 아프거나 저린 어르신이 있다
바뀐 걸음걸이와 허리 신경 눌림이 원인일 수 있다
걸을 때 증상과 복용 약을 정리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고관절(엉덩이뼈와 허벅지뼈를 잇는 관절) 수술을 받은 다리는 잘 회복됐는데 정작 반대쪽 다리가 아프다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배우 전원주 씨도 얼마 전 TV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증이 나타난 자리에 꼭 원인이 있다고 여기기는 어렵다. 몸은 서로 연결돼 있어 다른 부위의 변화가 다리 통증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한 다리를 아끼는 동안 반대쪽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술한 다리를 조심해서 쓰다 보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반대쪽 다리에 힘이 더 실리고 걷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면 그동안 문제가 없던 다리와 허리가 부담을 떠안게 된다.

나이가 들면 근력과 균형 감각이 젊을 때보다 약해져 있어 작은 자세 변화에도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그 결과 다리 통증이 나타나거나, 심한 경우 허리 쪽 신경이 눌려 다리까지 저릴 수 있다. 전원주 씨 역시 허리의 퇴행성 변화(나이가 들면서 몸의 기능이 약해지는 현상)와 척추관협착증(척추뼈 안쪽 신경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상태)이 다리 저림의 원인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리 관절 문제와 허리 신경 증상은 다르다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고 무겁게 느껴진다고 해서 다리 관절만 의심할 일은 아니다.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여러 증상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픈 부위와 원인이 있는 부위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척추관협착증에서는 이런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 쉬어야 하고, 앉거나 허리를 조금 굽히면 나아지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 사이 물렁뼈(디스크)의 탄력이 줄고 주변 관절과 인대도 약해지면 신경 통로가 좁아질 수 있는데, 이것이 협착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상의할 증상과 바로 병원에 갈 증상은 구분해야 한다

일정한 거리를 걸은 뒤 다리가 아프고 저려 쉬어야 하는 어르신, 앉았다가 다시 걸을 때 같은 증상이 되풀이되는 어르신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수술 뒤 걸음걸이가 달라졌다는 말을 듣거나 한쪽 다리에만 힘을 싣는 습관이 생긴 어르신도 살펴볼 만하다. 다리가 저리다고 모두 척추관협착증인 것은 아니며, 원인은 진료를 통해 확인할 일이다.

더 서둘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소변이나 대변을 조절하기 어려워질 때는 상태를 지켜보기보다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새로 생긴 통증이나 점점 심해지는 통증도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작은 증상이 큰 병의 신호일 수 있고, 일찍 진단받아야 치료를 제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쉬기만 하기보다 맞는 운동을 찾고 복용 약부터 알린다

아프다고 무작정 쉬는 것이 해법은 아니다. 움직임이 줄면 하체 근육이 약해지고, 그만큼 관절 부담이 커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움직이는 것과 무리하는 것은 다르므로, 집 안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앉아서 발목을 돌리는 정도의 가벼운 활동부터 짧게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운동은 관절 충격이 적으면서 하체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종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내 자전거, 수영, 물의 부력을 이용하는 아쿠아로빅(물속에서 하는 운동), 공원 산책이나 조금 빠른 걷기가 그 예다. 반면 통증이 심할 때 계단을 많이 오르거나 경사진 길을 오래 걷는 일,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빙판길이나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낙상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운동이나 새로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에게 먼저 알려야 한다. 약과 운동, 치료 방법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 때는 어느 쪽 다리가 언제 아픈지, 얼마나 걸으면 쉬어야 하는지, 앉으면 나아지는지, 드시는 약은 무엇인지를 미리 정리해 주치의에게 묻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