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추위, 체중 변화는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쉽다
증상만으로는 갑상선 문제와 다른 원인을 가려내기 어렵다
변화가 이어지면 주치의와 갑상선 기능 검사를 상의할 필요가 있다

기운 없는 날이 이어지거나 덥지도 않은데 땀이 흐를 때, 많은 경우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뒤에는 목 앞쪽의 작은 장기인 갑상선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증상이 있다고 모두 갑상선 탓은 아니며, 반대로 증상이 없다고 해서 갑상선이 건강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몸의 에너지 조절에 관여하는 목 앞 작은 장기

갑상선은 목 앞쪽에 자리한 나비 모양의 장기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갑상선 호르몬은 온몸의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고 쓰는 과정을 조절하며, 체온을 유지하고 활동할 힘을 내는 데에도 관여한다. 집 안을 데우는 보일러에 빗대어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갑상선 질환은 생각보다 흔한 병으로 꼽힌다. 20~30대부터 40~60대까지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는 설명도 있다. 한 번 발병하면 오랫동안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평소의 관심이 필요하다.

증상과 진단은 다르다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나타날 수 있는 변화는 다양하다. 늘 피곤하고 기운이 없는 느낌, 더위와 상관없이 흐르는 땀, 유난히 심해진 추위,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나 감소, 커진 감정 기복, 떨어진 듯한 기억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어, 증상만으로 갑상선 질환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병이 진행될 수도 있다. 몸의 느낌과 실제 진단은 별개라는 뜻이다.

이 간격을 메우는 방법이 갑상선 기능 검사다. 혈액 검사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인지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 질환은 특별한 예방법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정기 검진으로 일찍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으로 꼽힌다.

요오드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영양소가 아니다

식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영양소는 요오드(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쓰이는 무기질)다. 미역과 다시마 같은 해조류, 생선, 유제품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평소 해조류를 즐겨 먹는 식습관 덕분에 우리나라 어르신에게 요오드가 모자라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먹으면 갑상선에 좋지 않을 수 있어, 특정 식품을 일부러 많이 챙겨 먹기보다 골고루 먹는 쪽이 바람직하다.

셀레늄(몸에 적은 양이 필요한 무기질)도 갑상선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브라질너트 같은 견과류, 달걀, 통곡물에 들어 있다. 다만 이는 균형 잡힌 식사의 일부로 이해할 내용이며, 특정 음식이 갑상선 질환을 막거나 치료한다는 뜻과는 별개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갑상선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 취미 활동,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 가까운 공원 산책처럼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풀어 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스트레스 관리가 검진을 대신할 수는 없다.

누가 먼저 상의해야 하나

앞서 언급한 변화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어르신은 진료 때 먼저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다. 언제부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체중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적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혼자 걱정하거나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이미 갑상선 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더 살펴야 한다.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가 약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심해야 할 음식이 있는지, 지금 먹는 영양제를 계속 먹어도 되는지 주치의에게 물어보고, 새 영양제를 시작하기 전에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어르신이라고 해서 관심을 끊을 일은 아니다. 잠깐 피곤했다가 곧 회복된 정도라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는 몸 상태와 건강 이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음 진료나 건강검진 때 주치의에게 갑상선 기능 검사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약과 영양제에 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니는 병원이 없다면 가까운 의원이나 보건소에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