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로 짐작하는 것과 원인을 검사로 확인하는 것은 다르다
출혈이나 낯선 분비물이 보이면 진료부터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월경이 끊긴 지 몇 해가 지났는데 속옷에 피가 묻어 나온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많은 여성 어르신이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호르몬 변화겠지” 하며 병원 방문을 뒤로 미루곤 한다. 다만 폐경 이후의 출혈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하나로 단정할 일이 아니며, 전문의들은 자궁내막암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늘어나는 자궁내막암, 가장 흔한 신호는 출혈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안쪽 벽인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이다. 과거에는 다른 종류의 자궁암이 더 흔했지만 최근 들어 자궁내막암이 크게 늘면서, 여성 어르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암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암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증상은 예상하지 못한 질 출혈이다. 폐경(월경이 완전히 끝난 상태)을 이미 맞았거나 폐경 후 여러 해가 지났는데 갑자기 피가 비치는 경우, 생리처럼 피가 나오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드물게는 골반 통증이나 대소변을 볼 때의 불편감이 나타나기도 하고, 평소와 다른 분비물이 신호가 될 수도 있다.
출혈이 있다는 것과 암이라는 것은 다르다
폐경 후 출혈이 곧 암 진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만으로는 원인을 가려낼 수 없고, 진단은 진료와 검사를 거쳐야 내려진다. 그래서 “암일까 봐” 지레 겁을 먹는 것도, “별일 아니겠지” 하고 넘기는 것도 모두 바람직한 대응과는 거리가 있다.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발견 시기에 있다. 자궁내막암은 일찍 발견하면 치료가 한결 수월하고 예후(치료 뒤의 경과)도 좋으며 완치율도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증상을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지나가면 치료하기 좋은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 전문의들의 우려다.
더 살펴야 할 어르신, 안심하기 이른 어르신
폐경 뒤 출혈을 겪은 어르신은 우선 확인 대상이다. 체중이 많이 늘어난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 조직은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깊어서 체중이 늘면 호르몬이 지나치게 만들어질 수 있고, 이 호르몬이 자궁내막을 자극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체중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도 살펴볼 대목이다.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일부 호르몬제나 다른 표적치료제(암과 관련된 특정 물질을 겨냥하는 약)는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과 반드시 병이 생긴다는 것은 별개이며, 치료에 필요한 약을 스스로 판단해 끊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부를 수 있다.
그렇다고 체중이 적당하고 약을 먹지 않는 어르신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인 건강 검진은 필요하며,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체중이나 복용 약과 상관없이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생활 습관과 함께 확인하고 물어볼 것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관리는 건강한 체중 유지가 중심이다. 매일 가볍게 걷고,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는 대신 채소와 과일이 풍부한 식단을 챙기는 방법이 권해진다. 이런 습관은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미 나타난 증상을 확인하는 진료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진료를 받을 때는 출혈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분비물이나 골반 통증, 대소변 불편이 함께 있는지를 미리 적어 가면 설명하기 쉽다. 복용 중인 약의 이름도 빠짐없이 알리는 것이 좋다. 유방암 치료제를 복용 중이라면 처방한 주치의에게 이 약과 자궁내막암의 관계,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연락해야 하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증상이 없는 어르신도 받고 있는 건강 검진에 어떤 검사가 포함되는지, 추가로 필요한 검사가 있는지를 주치의에게 물어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폐경 뒤 출혈이나 평소와 다른 분비물이 보이면 양이 적더라도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나 주치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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