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의 문제는 지방 자체보다 먹는 양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달려
만성질환이 있다면 식단 바꾸기 전 주치의 상담부터
유명 기업 회장들이 한자리에서 삼겹살을 먹으며 비계를 잘라내는 모습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삼겹살의 꽃은 비계인데 왜 자르느냐”는 반응과 “건강을 챙기는 모습”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다만 이 장면을 근거로 비계를 누구나 무조건 피해야 할 음식으로 볼 일은 아니다. 비계의 영향은 먹는 양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계에는 두 얼굴의 지방이 함께 들어 있다
돼지고기 지방이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혈관 건강과 뇌 기능 유지에 좋다고 알려진 불포화지방산(상온에서 잘 굳지 않는 지방 성분)도 적지 않게 들어 있다. 노릇하게 구운 비계의 고소하고 쫄깃한 맛을 즐기는 어르신이 많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많이 먹었을 때다. 비계는 열량이 높은 데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 수 있는 포화지방산(상온에서 굳기 쉬운 지방 성분)도 상당량 들어 있다.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많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며, 이 둘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조절이 필요한 사람과 지나친 걱정이 필요 없는 사람은 다르다
비계 섭취를 줄이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은 이미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어르신이다. 혈압이 높은 경우, 당뇨병이 있는 경우, 지방간(간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인 상태)이 있는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걱정인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대로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어르신이라면 적당량을 먹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도 비계를 전부 잘라낼 필요까지는 없으며, 많다 싶은 부분을 덜어내는 정도로도 양을 줄일 수 있다. 화제가 된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과 자기 몸 상태에 맞게 조절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상추쌈과 수육, 먹는 방법을 바꾸면 부담을 덜 수 있다
먹는 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고기만 먹기보다 상추, 깻잎 같은 신선한 채소에 싸서 먹으면 식사의 균형을 맞추기 쉽다. 채소의 식이섬유(사람의 몸에서 잘 소화되지 않는 성분)는 지방 섭취를 조절하고 소화를 돕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조리법도 굽는 데만 머물 이유는 없다. 수육처럼 끓는 물에 삶으면 지방이 많이 빠져나가 맛이 한결 담백해질 수 있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부담을 덜어 주는 생활 요령일 뿐이고, 질환을 치료하거나 삼겹살을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근거로 볼 수는 없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먼저 살펴볼 것은 자신의 건강 상태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떤지, 지금 관리 중인 만성질환이 있는지 건강검진 결과나 진료 기록을 통해 확인해 두면 비계를 얼마나 조절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거나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어르신이라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 삼겹살 같은 기름진 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도 되는지, 어떤 조리법이 알맞은지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좋다. 다니는 병원이 없다면 가까운 보건소에서 상담받을 곳을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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