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며 깜빡 잊는 일이 늘면 뇌 건강 걱정도 함께 커진다
자연스러운 건망증과 진료가 필요한 기억력 변화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두뇌 활동·운동·식사·휴식 습관을 점검하고 변화가 뚜렷하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약을 먹었는지 헷갈리거나 방금 꺼내려던 물건이 떠오르지 않을 때, 많은 어르신이 혹시 치매의 시작은 아닐까 걱정한다. 나이가 들면서 깜빡 잊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 있다. 다만 “자연스러운 일이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이며, 최근 연구들은 작은 생활 습관이 기억력 같은 인지 기능(기억하고 판단하는 뇌의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한다.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네 가지 습관

첫째는 뇌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일이다. 뇌도 근육처럼 쓸수록 튼튼해진다는 비유가 자주 쓰이며, 신문 읽기, 퍼즐, 고스톱 같은 놀이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손주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기억력 게임을 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뇌는 혈액을 통해 꾸준히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매일 30분 정도 걷기와 가벼운 스트레칭, 체조가 권장된다. 몸을 움직이면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이 좋아져 뇌 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는 식사다. 생선, 채소, 과일, 통곡물을 중심으로 골고루 먹는 식단이 권장되며, 등 푸른 생선과 견과류도 뇌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도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넷째는 휴식과 사람 만남이다. 스트레스는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충분한 잠과 좋아하는 취미로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친구, 가족과 만나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뇌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전해지며, 경로당이나 문화센터 활동은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다.

습관 실천과 치매 예방은 다르다

이 습관들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수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꾸준히 실천한다고 해서 치매를 반드시 막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이미 나타난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과도 별개다. 퍼즐이나 게임을 잘하게 되는 것과 일상의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 역시 같은 일로 단정하기 어렵다.

특정 음식 하나에 기대를 거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등 푸른 생선이나 견과류가 좋다고 알려져 있더라도 그 음식만으로 뇌 건강이 지켜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가지를 많이 하기보다 두뇌 활동, 운동, 식사, 휴식을 고르게 오래 이어 가는 쪽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경도인지장애 어르신과 먼저 상의가 필요한 경우

이런 노력이 더욱 중요한 대상으로는 경도인지장애(기억력 등이 또래보다 떨어졌지만 일상생활은 대체로 유지되는 상태) 어르신이 꼽힌다.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상태이지만, 경도인지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진단을 받은 어르신은 생활 습관 실천과 함께 담당 의사의 안내에 따라 경과를 살필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이 맞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려는 어르신은 무릎, 심장, 혈압 등 몸 상태에 따라 운동의 종류와 강도가 달라질 수 있어 먼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약을 복용 중이거나 지병으로 식단 조절이 필요한 어르신도 식사를 바꾸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변화가 눈에 띄면 주치의와 보건소에 묻는다

먼저 지금의 생활을 돌아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하루에 얼마나 걷는지, 끼니를 거르거나 한쪽으로 치우쳐 먹지 않는지, 잠은 충분히 자는지, 사람을 만나는 날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면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모두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동네 한 바퀴 걷기나 경로당 나들이처럼 쉬운 것 하나부터 시작하는 편이 이어 가기에 수월하다.

잊는 일이 전보다 눈에 띄게 잦아졌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겼다면 혼자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족이 변화를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언제부터 어떤 일이 달라졌는지 적어 진료 때 함께 전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궁금한 점은 주치의에게 묻고, 기억력 검사와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