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 말에 양파즙과 농축액을 매일 챙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사로 먹는 양파와 진하게 농축한 제품은 몸에 주는 부담이 다를 수 있다
속 불편이 반복되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찌개와 볶음, 샐러드까지 양파는 밥상에 거의 빠지지 않는 채소다.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아예 양파즙이나 농축액을 사다 두고 매일 챙기는 어르신도 드물지 않다. 다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채소라는 사실이 곧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뜻은 아니며, 먹는 방식과 몸 상태에 따라 오히려 속이 불편해질 수 있다.

유익한 성분은 있지만 치료제는 아니다

양파에는 퀘르세틴(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는 식물성 항산화 성분)과 황 화합물(양파 특유의 매운맛과 냄새를 내는 성분) 같은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성분 덕분에 혈관 건강과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과 “병을 고친다”는 말은 다르다. 양파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식단을 이루는 식재료의 하나이며, 양파만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앓고 있는 병이 있다면 양파를 챙겨 먹는 일과 치료를 받는 일은 별개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밥상 위 양파와 농축 제품은 다르다

따져 볼 부분은 먹는 형태다. 양파즙이나 농축액처럼 진하게 만든 제품은 평소 식사로 먹던 양보다 훨씬 많은 특정 성분을 한꺼번에 몸에 넣는 셈이 될 수 있다. 몸에 이로운 성분이라도 지나치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는 이유만으로 매일 많이 먹는 습관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파 자체를 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와는 별개다. 찌개나 볶음, 샐러드에 신선한 양파를 알맞게 넣어 먹는 정도라면 일상적인 식사의 일부다. 여러 채소와 함께 밥상에 오를 때 양파의 장점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농축 제품과 구별되는 대목이다.

장이 예민하거나 역류 질환이 있다면 살펴야

양파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맞는 것은 아니다. 장이 예민한 어르신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뚜렷한 병변 없이 복통과 배변 이상이 되풀이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양파 속 특정 식이섬유 때문에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하고 아랫배가 불편해질 수 있다. 위식도 역류 질환(위산이 식도로 거슬러 올라오는 질환)이 있다면 생양파를 먹은 뒤 속이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반면 양파를 먹어도 별다른 불편이 없고 복용하는 약도 없다면 지금처럼 식사에 곁들여 먹는 것을 굳이 피할 이유는 크지 않아 보인다. 생양파가 맵고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경우에는 익혀 먹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익히면 매운맛과 자극이 줄어 속이 한결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먹을 때마다 속이 불편하다면 몸에 좋다는 이유로 참고 먹을 까닭은 없다. 양을 줄이거나 잠시 끊어 보면서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는 것이 한 방법이다. 몸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남에게 잘 맞았다는 양과 방법이 자신에게도 맞으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약을 먹고 있다면 농축 제품 전에 상의부터

더 조심할 사람은 만성 질환으로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어르신이다. 양파의 특정 성분이 약의 효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피를 묽게 하는 혈액응고 억제제(혈전을 막기 위해 처방하는 약)를 복용 중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안내다.

이런 경우 양파즙이나 농축액 같은 건강식품을 매일 먹기 전에 주치의에게 먼저 묻는 것이 안전하다. 진료 때 먹고 있는 제품과 복용 중인 약을 함께 알리고, 계속 먹어도 되는지와 어느 정도까지 괜찮은지를 확인하면 된다. 약 봉투나 제품 포장을 가져가면 설명하기가 한결 수월하고, 처방약과의 관계는 단골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

건강한 식단은 한 가지 식품에 기대어 완성되지 않는다. 양파는 그 일부로 두고 채소와 과일, 곡물, 단백질 식품을 고루 챙기는 쪽이 바람직하다. 양파를 먹은 뒤 불편한 증상이 되풀이되거나 농축 제품을 계속 먹어도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주치의나 약사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