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자체보다 옥살산을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되는 습관이 문제로 꼽힌다
콩팥 질환이나 결석 경험이 있으면 주스를 마시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아침마다 믹서에 채소를 갈아 한 잔씩 마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몸에 좋다는 채소를 마시는 일이니 많을수록 낫다고 여기기 쉽다. 다만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채소라도 같은 종류를 주스로 오래 많이 마시는 습관은 사정이 다를 수 있다.
6개월 이어간 시금치 주스, 옥살산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알려진 사례는 많은 어르신에게 걱정을 안겼다. 한 어르신이 6개월 동안 매일 아침 시금치로 만든 채소 주스를 마셨고, 이후 콩팥(신장) 기능이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나빠졌다는 내용이다. 콩팥은 몸속 노폐물을 걸러 내고 몸의 균형을 맞추는 장기여서, 기능이 떨어지면 일상에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성분이 옥살산이다. 옥살산은 시금치, 근대, 비트 잎 같은 초록 채소에 비교적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이다. 몸 안에서 칼슘과 만나면 돌처럼 굳은 덩어리인 결석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옥살산이 곧바로 몸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소변으로 잘 빠져나가며, 너무 많이 먹었을 때나 콩팥 기능이 약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양에 있다. 채소를 갈아 마시면 생으로 씹어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을 한 번에 먹게 되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옥살산을 지나치게 섭취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시금치가 나쁜 음식인 것과 주스 습관이 위험한 것은 다르다
이 사례를 시금치나 채소 전체가 해롭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옥살산은 여러 채소에 자연스럽게 들어 있는 성분이어서 그 자체를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 사람의 사례만으로 시금치 주스를 마시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일이 생긴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눈여겨볼 대목은 음식의 종류보다 먹는 방식이다. “몸에 그렇게 좋다더라”는 말을 듣고 한 가지 채소만 매일 먹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낫다. 어떤 음식이든 만병통치약처럼 믿고 한 가지에 기대면,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결석 경험이 있거나 물을 적게 마시면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콩팥 기능이 약한 어르신, 콩팥에 돌이 생긴 적이 있는 어르신,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 어르신이다.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는 어르신도 옥살산이 많은 채소를 지나치게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주스 습관을 먼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채소 주스든 건강 보조 식품이든 뜻밖의 부작용이나 약과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런 사정이 없고 식사 때 여러 채소를 알맞은 양으로 먹는 경우라면, 이번 사례를 이유로 채소 섭취 자체를 줄일 일은 아니다.
데쳐 먹고 번갈아 먹고, 마시기 전에 주치의에게 물어야 한다
먼저 살펴볼 것은 조리법이다. 시금치처럼 옥살산이 많은 채소는 뜨거운 물에 30초에서 1분 정도만 데쳐도 옥살산의 30%에서 많게는 90%까지 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으로 갈기보다 데친 채소로 주스를 만들거나 나물로 먹으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종류와 양도 함께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시금치를 먹었다면 다음 날은 케일이나 브로콜리로 바꾸는 식으로 번갈아 먹고, 한 번에 갈아 마시는 양도 적당히 줄이는 편이 좋다.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속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일을 돕고 옥살산이 칼슘과 만나 결석이 되는 것을 막는 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목이 마르기 전에 조금씩 마시는 방법이 권해진다.
무엇보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다면 주스를 시작하거나 이어 가기 전에 주치의에게 먼저 묻는 것이 순서다. 진료 때 어떤 채소를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함께 알리면 더 구체적인 답을 들을 수 있다. 복용 중인 약과의 관계가 궁금할 때는 약사에게 확인할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