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앞두고 다시 눈길을 끄는 단오 음식 수리취떡과 앵두
영양 성분이 있다는 사실과 병을 낫게 한다는 말은 구분해야
앵두 씨 제거와 떡 양 조절부터 확인하고 지병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

초여름 기운이 짙어지면 옛 단오 상차림에 오르던 수리취떡과 앵두를 떠올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조상들이 더위를 앞두고 챙겨 먹은 음식이라면 지금도 여름 건강에 도움이 될지 궁금해질 수 있다. 다만 전통 음식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이로운 것은 아니며, 먹는 방법과 양에 따라 주의할 점이 따로 있다.

수리취와 앵두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나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예부터 한 해 가운데 양기(몸을 따뜻하게 하고 활동하게 하는 기운)가 가장 왕성한 날로 여겨져 온 명절이다. 선조들은 이 무렵 수리취떡 같은 음식을 먹으며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했다고 전해진다.

수리취는 식이섬유와 비타민C가 풍부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분은 장 건강을 돌보고 변비를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칼륨, 칼슘, 철분 같은 미네랄도 들어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의 체력 유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수리취를 몸의 열을 내리고 독소를 내보내는 데 썼다고 한다.

앵두는 6월이 제철인 과일로, 새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과 항산화 성분(몸의 산화를 막는 성분)이 풍부한 편이다. 유기산은 여름철 피로를 푸는 일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더위에 입맛을 잃었을 때 입맛을 돋우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장운동을 돕는 펙틴(과일에 많은 수용성 식이섬유)도 들어 있어 변비가 있는 어르신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성분이 있다는 것과 치료 효과는 다르다

이런 설명을 읽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다”와 “병을 낫게 한다”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음식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곧 그 음식을 먹으면 변비나 피로가 해결된다는 뜻은 아니다. 수리취와 앵두는 어디까지나 제철 식단을 다채롭게 하는 먹거리로 보는 편이 알맞다.

한의학의 쓰임새도 전통적으로 전해 오는 내용이며, 이를 약효가 확인된 치료법과 같은 무게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또한 수리취떡은 수리취가 들어갔더라도 쌀이 주재료인 떡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몸에 좋다는 이름만 믿고 많이 먹으면 나물로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식사가 될 수 있다.

앵두 씨와 설탕, 먼저 살펴야 할 사람은

앵두를 먹을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씨를 반드시 빼는 것이다. 씨에는 미량의 독성 성분이 있을 수 있어 실수로 삼키거나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을 수 있다. 씨가 작아 씹다가 그냥 넘기기 쉬우므로 눈이 침침하거나 틀니를 쓰는 어르신이라면 가족이 미리 씨를 발라 두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약을 꾸준히 먹고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새로 먹는 음식이 약 성분과 부딪히거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어르신은 떡과 단 화채의 양을, 신장 질환으로 칼륨 섭취를 제한받는 어르신은 미네랄이 든 나물과 과일을 먹어도 되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찰기 있는 떡은 작게 잘라 천천히 먹는 것이 안전하다.

반면 특별한 지병이 없고 평소 식사를 잘하는 어르신이라면 제철 별미로 적당히 즐기는 데 큰 부담은 없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입맛을 돋우는 간식 정도로 여기고, 끼니를 대신하거나 매일 챙겨 먹어야 할 건강식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상에 올리기 전 확인할 것

수리취는 떫은맛이 있어 데친 다음 물에 충분히 우려내면 먹기가 한결 수월하다. 떡으로 만들어 먹을 때는 맛이 좋더라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미리 먹을 양만 덜어 두는 편이 좋다.

앵두로 화채를 만들 때는 씨를 뺀 뒤 설탕을 아주 적게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리고당 같은 대체 감미료를 쓰더라도 단맛을 내는 재료인 만큼 소량만 넣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지병이 있다면 새로운 음식을 상에 올리기 전에 주치의에게 먼저 묻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진료 때 복용 약 목록을 함께 보여 주며 수리취와 앵두를 먹어도 되는지, 먹는다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약과의 관계가 궁금할 때는 단골 약사에게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