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말고도 어지럼증, 불면, 우울감을 겪는 파킨슨병 환자가 적지 않다
진행 속도와 증상은 사람마다 달라 맞춤 관리에 관심이 모인다
달라진 몸의 신호를 적어 두었다가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다 머리가 핑 돌거나, 밤잠을 설치는 날이 늘어난 어르신이라면 이것도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흔히 손발 떨림, 몸이 굳는 증상, 느려진 움직임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의 문제만으로 이 병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움직임 밖에서도 나타나는 증상들

파킨슨병 환자 가운데에는 기억력 저하, 수면 문제, 어지럼증, 우울감을 함께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움직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증상을 비운동 증상이라고 부른다. 병이 진행되는 속도와 두드러지는 증상도 환자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는 이런 개인차를 파악해 환자별 관리에 활용할 실마리를 제시했다. 그중 하나는 자율신경계(혈압, 소화, 수면처럼 몸이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맡는 신경)의 이상을 미리 확인하는 방법이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어지럼증이나 낙상(넘어짐)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일찍 알아차리면 넘어지지 않도록 대비할 여지가 생긴다.

또 하나는 유전자다. 특정 유전자를 지닌 환자는 운동 기능이나 기억력이 비교적 빨리 약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 함께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병의 경과를 내다보고 돌봄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경과 예측의 실마리와 개인의 앞날은 다르다

연구에서 드러난 경향과 한 사람의 앞날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특정 유전자와 빠른 기능 저하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 곧 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경과가 정해져 있다는 뜻은 아니다. 지나치게 겁을 내기보다 어떤 부분을 더 살필지 주치의와 의논하는 자료로 삼는 편이 낫다.

연구에서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과 동네 병원에서 누구나 그 확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별개다. 어떤 검사가 가능한지, 본인에게 필요한지는 진료 현장에서 따져 볼 문제다. 맞춤 관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더라도 지금 받고 있는 치료와 관리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어 갈 필요가 있다.

더 살펴야 할 사람과 지나친 걱정이 필요 없는 경우

이미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어르신이라면 어지럼증, 잠 설침, 소화불량, 심해진 변비, 오래가는 우울감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자율신경계 이상이나 드러나지 않은 다른 증상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넘어질 뻔한 일이 있었다면 특히 진료 때 알릴 필요가 있다.

반대로 어지럼증이나 변비, 불면이 있다고 해서 모두 파킨슨병인 것은 아니다. 이런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또는 다른 질환이나 약 때문에도 나타날 수 있다. 혼자 병을 짐작하기보다 증상이 이어지거나 평소와 달라졌을 때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진료 전 메모, 집안 낙상 대비부터

진료실에서는 떨림이나 굳는 증상만 이야기하기 쉽다. 어지럼증, 소화 문제, 잠 못 이루는 밤, 기억력 변화처럼 사소해 보이는 불편까지 미리 메모해 두었다가 전하면 환자 상태에 맞는 진단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집 안에서는 넘어질 위험을 줄이는 일이 우선이다. 바닥에 걸릴 만한 물건을 치우고, 어두운 곳에서는 불을 켜고 다니며, 욕실과 계단에는 손잡이를 다는 방법이 있다. 천천히 움직이고 필요하면 지팡이나 보행기를 쓰는 것도 망설일 일이 아니다.

생활 습관으로는 걷기, 스트레칭, 체조 같은 가벼운 운동이 유연성과 근력을 지키고 낙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는 여러 채소와 과일, 통곡물 위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권장된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음식과 함께 먹을 때 주의할 점을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건강 관리법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기존 약과 새 방법이 서로 영향을 주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비운동 증상과 낙상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 복용 약 때문에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