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길과 경사가 많은 산길은 장비 없이 나서면 넘어질 위험이 있다
국립공원 무료 대여는 도움이 되지만 모든 공원에서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공원에 미리 전화하고 지병이 있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국립공원을 찾았다가 등산화를 두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거나,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걱정돼 지팡이를 아쉬워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런 경우를 위해 등산화와 등산 스틱 같은 장비를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어느 국립공원에서나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장비 대여만 믿고 빈손으로 나서는 것은 곤란할 수 있다.

걷기의 이로움과 산길의 위험은 함께 온다

꾸준한 걷기와 가벼운 등산은 심장과 혈관 건강, 골다공증(뼈가 약해져 쉽게 부러지는 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균형 감각을 길러 낙상 위험을 낮추는 데에도 보탬이 되고, 햇볕 아래에서 걸으면 비타민D를 얻을 수 있으며 기분 전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산길은 돌이 많고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많아, 조금만 방심해도 넘어지거나 발목을 삐끗할 수 있다. 미끄러운 바위와 젖은 흙길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산행이 장비 부족 탓에 무릎과 허리에 부담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장비 대여와 안전한 산행은 다른 문제다

대여 서비스는 갑자기 산에 오르게 됐거나 비싼 장비를 새로 사기 부담스러운 어르신에게 유용한 제도다. 공원 사무소에서 장비를 잠시 빌려 쓰고 돌려주는 방식이어서 장비 걱정을 덜 수 있다. 다만 운영하지 않는 공원도 있으므로, 방문할 공원에 전화해 등산화와 스틱을 빌릴 수 있는지 미리 물어볼 필요가 있다.

장비를 빌렸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몸에 맞느냐가 관건이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넘어짐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발의 피로와 물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끄럼 방지 기능과 쿠션을 갖춘 등산화는 발목을 받쳐 주고 충격을 줄여 무릎과 허리 관절의 부담을 덜 수 있으며, 등산 스틱은 균형을 잡고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무릎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빌릴 때는 키에 맞는지, 잘 고정되는지 살피고, 불편하거나 고장이 의심되면 바로 교체하거나 사용을 멈춰야 한다.

약을 먹거나 관절이 불편하면 상의가 먼저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어르신,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한 어르신은 산행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활동량이 달라지면 약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몸 상태에 맞는 운동 방법과 주의할 점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평소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처음부터 길고 힘든 코스에 도전하기보다 집 주변의 평탄한 길에서 시작해 시간을 차츰 늘려 가는 편이 낫다. 국립공원 나들이는 평지 걷기에 몸이 어느 정도 익은 뒤에 계획해도 늦지 않다.

떠나기 전과 걷는 동안 확인할 것

출발 전에는 날씨부터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한 날은 길이 미끄럽고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보다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이 좋고, 부득이 혼자 간다면 행선지와 돌아올 시간을 주변에 알려 둘 필요가 있다. 비상 연락처를 적은 쪽지나 신분증을 지니는 것도 만일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산에서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푼 뒤 걷기 시작하고,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면서 중간중간 쉬어 가는 것이 좋다. 힘들다고 느끼면 바로 쉬거나 산행을 접고 돌아서는 판단도 필요하다. 해가 지기 전에 내려올 수 있도록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정리하면 나서기 전에 할 일은 세 가지다. 방문할 국립공원에 전화해 장비 대여 가능 여부를 묻고, 복용 중인 약이나 관절 상태가 있으면 주치의에게 산행이 괜찮은지 물으며, 당일 날씨와 행선지 공유를 챙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