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약도 약국에서 바로 찾지 못하는 때가 있다
약을 미리 챙기는 일과 필요 이상 쌓아두는 일은 다르다
복용 기록을 만들고 주치의와 약사에게 먼저 묻는 것이 순서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처방받아 약국에 갔는데 평소 먹던 약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어르신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이 끊기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걱정도 뒤따른다. 다만 약을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스스로 복용을 멈추거나 용량을 줄이는 것은 해법이 아니며,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일과 전문가에게 물어야 할 일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꼭 필요한 약이 왜 귀해지나

약 가운데에는 아프거나 위급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해서 국가가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한 것들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약도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때가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약을 만드는 일이 제약회사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판매 가격은 낮게 정해져 있는 약이 대표적이다. 약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약을 만들 때 지켜야 하는 규칙)을 지키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이 들어간다. 이런 부담이 겹치면 제약회사가 생산을 이어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

비슷한 약과 내 몸에 맞는 약은 다르다

약국에서 평소 먹던 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피해야 할 일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때는 주치의에게 먼저 상황을 알리고, 약사에게 약을 구할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묻는 것이 순서다. 주치의와 약사는 다른 약으로 바꿀 수 있는지,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를 가장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다.

대체약(비슷한 효과를 내는 다른 약)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안심할 일은 아니다. 효과가 비슷하다는 것과 어르신의 몸 상태나 함께 앓는 다른 질환에 맞는다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약을 바꿀지는 전문가와 상의한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

약을 넉넉히 준비하는 일도 선을 그어 볼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먹는 약이라면 떨어지기 직전까지 기다리기보다 조금 여유 있게 미리 처방을 받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사두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약에도 유통기한이 있어 오래 두면 약효가 떨어지거나 변질될 수 있고, 꼭 필요한 다른 환자가 약을 구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매일 약을 먹는 어르신일수록 기록이 힘이 된다

이런 준비가 특히 필요한 사람은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매일 꾸준히 약을 먹는 어르신이다. 여러 약을 함께 먹는 경우라면 무엇을 왜 먹는지 스스로 정확히 알아두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약을 갑자기 바꿔야 할 때나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이런 정보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처방약, 일반약, 영양제, 건강기능식품까지 먹는 모든 약의 이름과 복용 시간, 용량, 어떤 증상 때문에 먹는지를 작은 수첩이나 달력에 적어두면 된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어르신은 메모 기능이나 건강 앱을 써도 된다. 진료나 상담을 받을 때 이 기록을 보여주면 정보를 정확하게 전할 수 있어 더 알맞은 안내를 받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남은 약은 약국으로, 궁금한 점은 약사에게

먹지 않고 남은 약은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가까운 약국에 가져가 안전하게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 안에 쌓아둔 약이 있는지 이번 기회에 한번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약을 먹다가 불편한 증상이 생기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약국의 약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부작용이나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함께 먹은 약끼리 효과에 영향을 주는 일)도 약사와 상담할 수 있는 내용이다. 평소 먹던 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면 복용을 멈추지 말고, 복용 기록을 들고 주치의나 약사를 먼저 찾아 대처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