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는 배변 뒤에 씻는 기구이고 변비를 푸는 방법은 따로 있다
수분·식이섬유·움직임부터 점검하고 혈변이나 체중 감소는 진료 필요
변비로 화장실에 오래 머무는 어르신 가운데 비데 물줄기를 세게 틀어 변을 보려는 경우가 있다. 물줄기가 닿는 순간 시원한 느낌이 들고 실제로 변이 나오는 듯해 효과가 있다고 여기기 쉽다. 다만 시원하다는 느낌이 곧 장과 항문에 이롭다는 뜻은 아니다. 비데는 배변을 마친 뒤 씻는 데 쓰는 기구로, 변을 억지로 밀어내는 용도와는 거리가 있다.
센 물줄기가 몸의 신호를 헷갈리게 할 수 있다
문제로 꼽히는 것은 강한 물줄기가 주는 자극이다. 실제로 변이 마렵지 않은 상태인데도 물줄기의 자극을 몸이 배변 신호로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몸이 스스로 변을 내보내는 흐름 대신 바깥 자극에 기대는 셈이다.
이런 사용이 되풀이되면 비데 없이는 변을 보기 어려워질 수 있고, 같은 효과를 얻으려 점점 더 센 물줄기를 찾게 될 가능성도 있다. 처음에는 편리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어, 자연스러운 배변 리듬을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돌릴 필요가 있다.
항문 주변의 약한 조직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 부위는 여린 점막(몸 안쪽을 덮은 부드러운 막)으로 이뤄져 있어 강한 자극이 이어지면 따갑거나 가려울 수 있고, 심하면 염증이나 작은 상처로 번질 수도 있다.
비데 자체와 잘못된 사용은 구분해야 한다
그렇다고 비데가 해로운 기구라는 뜻은 아니다. 비데는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도구이며, 여기서 짚는 문제는 씻는 기구를 변을 나오게 하는 기구처럼 쓰는 방식이다. 기구의 좋고 나쁨과 사용 방법의 문제는 별개로 보는 것이 맞다.
또한 센 물줄기로 변을 본 경험이 있다고 해서 모두 탈이 나는 것은 아니며, 나타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변비의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물줄기로 잠시 해결한 것처럼 보여도 불편은 되풀이될 수 있다. 시원함을 느꼈다는 것과 변비가 나아졌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특히 조심할 사람과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람
더 주의가 필요한 쪽은 치핵(항문 안팎의 혈관 조직이 부풀어 오른 치질의 한 종류)이나 치열(항문 부위가 찢어진 상태) 같은 항문 질환이 있는 어르신이다. 강한 물줄기가 통증이나 출혈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데 없이는 변을 보기 어렵다고 느끼거나 물줄기 세기를 자꾸 높여 온 경우에도 사용 습관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반면 배변을 마친 뒤 씻는 용도로 쓰면서 따가움이나 가려움 같은 불편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비데 사용을 굳이 그만둘 이유는 크지 않아 보인다. 핵심은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얼마나 강하게 쓰느냐에 있다.
변비는 생활 습관부터 확인하고 경고 증상은 진료로
변비로 불편하다면 물줄기를 높이기보다 배변 습관을 먼저 살피는 편이 낫다. 변이 딱딱해지는 주된 이유로 수분 부족이 꼽히는 만큼, 하루 8잔 이상을 목표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방법이 권해진다. 채소, 과일, 해조류, 잡곡밥처럼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은 변을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갑자기 늘리면 속이 불편할 수 있어 양을 조금씩 늘리면서 물도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움직임도 중요하다. 오래 앉아 지내면 장 운동이 둔해질 수 있어 매일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변의를 느낄 때 미루지 않고 화장실에 가는 습관도 필요하다. 자꾸 참다 보면 나중에는 신호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이 누구에게나 그대로 맞는 것은 아니다. 변비약을 비롯해 다른 약을 복용 중이거나 만성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방법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분이나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도 되는지, 지금 먹는 약이 배변에 영향을 주는지는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볼 만하다.
변비가 계속되면서 피가 나거나 배가 심하게 아프고,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는 단순한 변비가 아닐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비데나 생활 습관으로 해결하려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는지, 비데를 어떻게 써 왔는지를 함께 알리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