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을 나이 탓으로 넘기다 진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닳은 연골은 되살리기 어렵지만 남은 연골을 지키는 관리와 치료는 단계마다 다르다
증상과 체중부터 확인하고 주치의와 치료 순서를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릎이 뻣뻣하고, 계단을 내려올 때 시큰거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불편은 흔히 “나이 들면 다 그렇다”는 말로 넘겨진다. 다만 나이가 들면 관절염이 흔해지는 것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 무릎 관절염은 단계에 따라 생활 관리부터 주사, 수술까지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

무릎이 먼저 보내는 신호

초기 신호로 흔히 꼽히는 것은 아침에 30분 안쪽으로 이어지는 뻣뻣함, 계단을 내려올 때의 통증, 쪼그려 앉기 어려움, 무릎에서 나는 소리,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의 뻣뻣함, 붓기, 비 오는 날 심해지는 통증이다.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8명꼴로 무릎 관절염이 있다는 설명도 있으나, 이 수치는 조사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계단 통증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무릎이 받는 부담은 평지를 걸을 때 체중의 1배에서 2배, 계단을 오를 때 3배에서 4배, 내려올 때 5배에서 7배 정도로 설명된다. 쪼그려 앉으면 체중의 7배에서 9배까지 커진다는 설명도 있어, 평소 자세가 무릎에 주는 영향이 작지 않을 수 있다.

계단 통증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흔하지만 슬개골 연골 연화증(무릎뼈 안쪽 연골이 약해지는 증상), 반월상 연골판(무릎 안의 충격을 받아 주는 연골) 손상,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 약화, O자 다리와 체중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같은 통증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대처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X선 촬영 등으로 상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생활 관리는 약을 대신하는 것과 다르다

관리의 기본으로는 체중, 운동, 식사, 자세가 꼽힌다. 체중 1kg을 줄이면 무릎 부담이 4kg가량 줄어든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다. 쪼그려 앉기와 양반다리를 줄이고 의자 생활로 바꾸는 것, 무거운 짐을 한쪽으로 들지 않는 것, 좋은 신발을 고르는 것도 무릎 부담을 덜 수 있는 습관이다.

무릎이 아프다고 움직임을 아예 줄이면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권장되는 운동은 평지 걷기, 수영과 아쿠아로빅, 실내 자전거, 허벅지 근력 운동, 스트레칭이며 하루 30분이 흔한 목표로 제시된다. 달리기, 점프,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은 무릎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상태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계단을 이용할 때는 난간을 잡고, 올라갈 때는 덜 아픈 다리부터, 내려올 때는 아픈 다리부터 딛는 방법이 알려져 있다.

식사는 등푸른 생선, 녹색 채소, 견과류, 베리류, 올리브유, 콩과 두부 중심으로 짜고, 설탕, 가공육, 튀김, 흰 밀가루, 과음은 줄이는 방향이 권해진다. 통증이 있을 때는 온찜질이나 냉찜질, 반신욕, 마사지 등이 보조 수단으로 쓰이지만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런 관리는 치료와 함께 하는 것이며 약을 대신한다는 뜻과는 별개다.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영양제도 보조 수단이다.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MSM, 오메가3, 비타민D, 칼슘이 자주 거론되고, 글루코사민은 3개월 정도 먹어 본 뒤 판단하라는 조언이 있다. 보스웰리아, SAMe, 먹는 히알루론산, 콜라겐은 효과가 불확실한 쪽으로 분류된다. 과장 광고에 기대기보다 복용 중인 약과 겹치지 않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사와 수술은 단계에 따라 따져 봐야 한다

닳은 연골은 저절로 재생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곧바로 수술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남은 연골을 지키는 관리는 별개의 문제다. 진행 단계는 대체로 1기(초기)부터 4기(중증)까지 나뉘며, 1기에서 3기까지는 수술 없이 관리하는 방법을 먼저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가끔 있는 1기와 2기는 체중 관리, 운동, 자세 교정으로 진행을 늦추는 데 무게를 둔다. 통증이 잦아 일상이 불편한 3기는 물리치료, 약물, 주사 치료를 함께 검토할 수 있다. 히알루론산 주사(관절액 성분을 넣는 주사)는 효과가 3개월에서 6개월 이어지고 한 해 2회에서 3회 맞는 것으로 설명되지만, 효과와 필요 여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밤잠을 설칠 만큼 통증이 심하거나, 걷기 어렵거나, 수술 없는 치료를 6개월가량 충분히 해도 나아지지 않거나, X선 검사에서 4기로 나올 때 고려 대상이 된다. 인공관절 수명은 20년에서 25년, 성공률은 95% 이상, 수술은 1시간에서 2시간, 입원은 1주에서 2주, 재활은 3개월에서 6개월로 흔히 제시된다. 이는 일반적인 설명일 뿐 나이와 지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술 뒤에는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를 피하되 걷기, 수영, 자전거는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내된다.

진료 때 물어볼 것과 가족이 챙길 것

모든 무릎 통증이 퇴행성 관절염은 아니다. 다친 뒤 갑자기 아프거나, 무릎이 붉게 부어 열이 나거나, 체중을 싣기 어려울 정도라면 생활 관리로 지켜볼 일과는 다르므로 서둘러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반대로 가벼운 뻣뻣함만 있는 경우에도 체중과 운동 습관을 먼저 점검하고, 진료 때 현재 단계, 검사 주기, 지금 먹는 약과 영양제의 조합을 물어볼 수 있다. X선 검사는 해마다 한 번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조언이 있으나 주기는 주치의와 정하는 것이 좋다.

어르신은 아파도 “괜찮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어 가족의 관심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걸음걸이나 계단 이용의 변화를 살피고, 병원에 함께 가고, 운동에 동행하고, 약과 치료 일정을 챙기는 일이 여기에 든다. 장기요양보험, 노인 건강검진, 의료급여, 복지용구 같은 제도를 쓸 수 있는지는 담당 기관에 문의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