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관리로 통증을 덜어 보는 일과 약을 끊는 일은 다르다
찜질과 근력 운동부터 시작하고 약 조절은 담당 의사와 상의한다
관절염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날마다 챙기면서도 위장과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을지 걱정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찜질과 운동, 체중 관리 같은 비약물 치료(약을 쓰지 않는 관리 방법)는 이런 걱정 앞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선택지이고, 미국 류마티스 학회도 이를 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생활 관리를 시작한다고 해서 약을 바로 줄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며,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찜질은 통증의 성격에 따라, 운동은 낮은 강도로
따뜻한 찜질과 차가운 찜질은 쓰임이 다르다. 오래 이어지는 만성 통증에는 40~45℃ 정도의 온찜질을 한 번에 15~20분, 하루 2~3회 하는 방법이 흔히 소개된다. 근육을 풀고 혈액순환을 돕기 위한 것으로, 뜨거운 물수건이나 온찜질 팩, 족욕 등을 쓸 수 있다.
갑자기 붓거나 운동 뒤 부기가 올라올 때는 냉찜질을 10~15분 정도 하는 쪽이 어울린다. 얼음은 피부에 바로 대지 말고 수건에 싸서 쓴다. 감각이 둔해진 어르신은 화상이나 동상을 입어도 늦게 알아챌 수 있어 피부 상태를 중간중간 살필 필요가 있다.
일상 자세도 관절 부담과 관련이 있다.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무릎 꿇기는 무릎을 깊게 구부리는 자세여서 피하는 편이 좋고, 의자에 앉아 등을 기대고 다리를 펴는 생활이 권장된다. 무릎 주변 근육을 키우는 운동으로는 앉거나 누워서 다리 들기 10회, 벽을 잡고 얕게 앉기처럼 부담이 적은 동작이 꼽힌다.
전신 운동으로는 무릎에 체중이 덜 실리는 수영과 저항을 낮춘 실내 자전거가 자주 추천된다. 수영은 주 2~3회, 한 번에 30분 정도가 예시로 제시되고, 수영이나 걷기를 합쳐 주 150분을 목표로 삼기도 한다. 운동 뒤 통증이 오래 이어지면 강도를 낮추고 전문가에게 동작을 확인받을 필요가 있다.
생활 관리의 효과와 약 조절은 다르다
체중 감량은 무릎이 받는 하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자주 꼽힌다. 밥 양을 조금 줄이고 간식과 야식을 삼가며 한 달에 1kg 안팎을 천천히 빼는 식이다. 다만 얼마나 빼면 통증이 얼마나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효과의 크기는 관절 상태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식단도 비슷하다. 등푸른 생선, 체리, 올리브유, 녹차, 견과류, 강황은 염증을 줄이는 음식으로 흔히 소개되고, 설탕과 단 음식, 가공육, 튀김, 흰 밀가루, 과음은 줄이라는 권고가 많다. 이는 전반적인 식습관을 다듬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이며, 특정 음식이 치료제 역할을 한다는 뜻과는 별개다.
침과 뜸, 한약, 마사지, 아로마 요법, 파라핀 요법(녹인 파라핀에 손발을 담가 데우는 온열 방법)은 보조 수단으로 보는 것이 무난하다. 침은 자격을 갖춘 한의원에서 일회용 침으로 받아야 하고, 한약은 다른 약과 함께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마사지는 관절을 직접 누르지 않고 주변을 부드럽게 10~15분 문지르는 정도가 알맞다.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값비싼 상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통증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목표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관절염에서는 통증을 일상생활을 꾸릴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 편이 현실적이다. 만성 통증은 우울감과 함께 오기도 하므로 취미 활동, 경로당과 복지관 모임, 하루 10분 호흡, 7~8시간 수면처럼 마음과 몸을 함께 돌보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주의점
모든 어르신에게 같은 방법이 맞는 것은 아니다. 체중 감량은 과체중인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이미 마르거나 근육이 줄어든 어르신은 무리하게 식사를 줄이면 오히려 근력이 떨어질 수 있다. 40℃ 물에 20분 정도 몸을 담그는 반신욕은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있으면 10분 정도로 짧게 하는 것이 좋고, 어지럼증이 있으면 먼저 의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보조 도구는 약한 사람만 쓰는 물건이 아니다. 등산 스틱은 걸을 때 무릎 부담을 덜어 주는 도구로 꼽히며 양손으로 쓰는 편이 안정적이고, 무릎 보호대는 가벼운 것을 고르되 종일 차고 있지 않는 것이 좋다. 굽 2~3cm에 쿠션이 있고 발에 맞는 운동화, 쿠션 깔창, 샤워 의자, 손잡이, 높은 의자도 관절 부담을 줄이는 데 쓰인다.
진통제는 생활 관리와 함께 필요할 때 쓰는 수단이다.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 성분)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하루 3,000mg 이내로 쓰라는 안내가 많고,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식후에 먹으며 신장과 심장이 약한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파스는 먹는 약보다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24시간마다 바꾸어 붙이는 것이 좋고, 피부가 예민하면 약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통증 일지를 들고 주치의에게 묻는다
통증 일지는 진료 때 쓸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날짜와 시간, 1부터 10까지로 매긴 통증 강도, 그날 한 일과 날씨, 먹은 음식, 통증을 어떻게 넘겼는지를 2주가량 적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을 먹은 시간과 양까지 함께 적어 두면 의사와 약사가 복용 상황을 파악하기 쉽다.
진통제를 매일 오래 먹고 있다면 위장과 간, 신장 상태를 점검받을 필요가 있다. 생활 관리를 해 보아도 나아지지 않거나 관절이 갑자기 붉게 붓고 열이 나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방치하면 치료의 폭이 좁아져 수술까지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시작은 저녁 온찜질 20분, 체중 재기, 통증 일지 쓰기처럼 작은 일이면 된다. 진통제 복용량을 조절하고 싶거나 건강기능식품, 한약을 함께 먹으려 한다면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묻고, 운동 방법은 가까운 보건소 상담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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