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려 앉기와 좌식 생활, 체중, 운동 부족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습관을 하나씩 점검하고 붓거나 통증이 계속되면 진료부터 받는다
텃밭에서 쪼그려 앉아 풀을 뽑고, 저녁에는 양반다리로 텔레비전을 보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무릎이 아프면 흔히 “나이 들면 다 그렇다”고 넘기기 쉽다. 다만 나이만이 이유는 아니며, 오랜 세월 굳어진 자세와 생활 습관도 무릎 연골(뼈끝을 덮어 충격을 줄이는 조직)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
쪼그려 앉기와 바닥 생활, 무릎 부담이 큰 자세
가장 먼저 꼽히는 자세는 쪼그려 앉기다. 이 자세에서 무릎이 받는 부담은 체중의 7~9배에 이른다는 설명이 있다. 화장실 이용, 김장과 나물 다듬기, 텃밭 일, 손빨래, 낚시나 등산 중 휴식처럼 일상 곳곳에서 나오는 자세여서 의식하지 않으면 고치기 어렵다. 낮은 의자나 작업용 의자를 마련하고, 쉴 때는 무릎을 펴고 앉는 편이 낫다.
양반다리로 한두 시간씩 앉아 있는 습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릎 바깥쪽이 당기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될 수 있어서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내리거나 소파에서 다리를 펴고, 30분마다 자세를 바꾸는 방법이 권해진다. 방바닥 생활 역시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무릎에 힘이 실리므로, 가능하면 식탁과 의자, 침대를 쓰는 입식 생활로 옮기고 그것이 어려우면 두꺼운 방석이라도 까는 것이 좋다.
짐 드는 법과 계단, 체중과 운동 부족도 살펴야
시장에서 돌아올 때 한 손에만 짐을 들면 한쪽 무릎에 부담이 몰릴 수 있다. 양손에 나눠 들거나 배낭, 카트를 활용하고 10kg이 넘는 짐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습관도 위험하다. 내려올 때 충격이 체중의 5배에 이른다는 설명이 있어, 난간을 잡고 한 계단씩 아픈 다리부터 내리고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먼저 이용하는 편이 낫다.
체중은 관절염의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체중 1kg이 늘면 무릎 부담은 걸을 때 약 4kg, 계단을 오를 때 약 7kg, 뛸 때 약 10kg 늘어난다는 어림값이 알려져 있다. 감량 목표는 체질량지수(BMI, 키와 몸무게로 계산하는 비만 지표) 18.5~24.9 범위에 두고, 한 달에 1~2kg씩 천천히 줄이는 정도가 제시된다. 채소를 먼저 먹고 간식과 야식을 줄이는 식사 조절이 함께 거론된다.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을 받쳐 주기 어렵고 관절이 뻣뻣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이나 물속 걷기 같은 아쿠아로빅, 실내 자전거 20분, 부드러운 평지 걷기 30분, 의자에 앉아 다리를 펴서 드는 동작 10회씩 3세트가 비교적 부담이 적은 운동으로 꼽힌다.
습관 관리와 치료는 다르다
자세를 바꾸는 일은 무릎 부담을 덜기 위한 관리이며, 이미 생긴 관절염을 치료하는 일과는 별개다. 위의 수치도 자세와 체형, 측정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어림값이어서 그대로 개인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습관을 고치면 수술을 피한다거나 몇 년을 더 건강하게 지낸다고 단정할 근거로 삼아서도 안 된다.
집에서 쓰는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 온찜질은 만성 통증에 15분 이내로, 냉찜질은 갓 생긴 붓기와 염증에 10~15분 정도 쓰되 얼음을 피부에 바로 대지 않는다. 파스는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같은 곳에 오래 붙이지 않고 부위를 바꿔 가며 쓰는 것이 좋다. 침과 뜸은 보조 수단으로 보는 편이 맞고, 관절 보조제 역시 생활 습관 개선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누구에게 해당하나, 확인하고 물어볼 것
이런 점검은 지금 아픈 어르신만의 일이 아니다. 통증이 없어도 오래 쪼그려 앉아 일하거나 바닥 생활을 하는 어르신이라면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면 통증이 심하거나 관절염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일반 권고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상태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 쪼그려 앉기, 테니스와 배드민턴은 피하라는 조언이 많고, 등산은 증상이 심할 때 삼가는 편이 좋다.
당장 시작할 일은 어렵지 않다. 쪼그려 앉던 자리에 의자를 두고, 화장실은 양변기와 손잡이를 갖추고, 부엌일도 앉아서 하거나 무거운 그릇을 낮은 곳에 둔다. 신발은 쿠션이 좋고 발에 맞으며 볼이 넉넉한 운동화에 굽 2~3cm 정도가 권해지고, 딱딱한 구두와 높은 굽, 쿠션 없는 슬리퍼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체중을 재어 기록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릎이 붓고 열이 나거나, 통증이 며칠 넘게 이어지거나, 걷기와 계단 이용이 힘들어졌다면 생활 습관만 고치며 기다리지 말고 정형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파스와 진통제, 보조제를 함께 쓰고 있다면 약사에게 겹치는 성분이 없는지 물어볼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하고, 운동과 체중 관리 방법은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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