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식단과 약 치료는 구분해야 한다
먹는 약과 지병이 있으면 식단과 영양제를 바꾸기 전에 의사·약사에게 확인한다
퇴행성 관절염(연골이 닳으면서 관절에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병)이 있는 어르신은 무릎이 아프면 먼저 약을 떠올리기 쉽다. 그렇다면 매일 드시는 음식은 관절 통증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다만 음식을 바꾸면 통증이 사라진다거나 약이 필요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흔한 오해다.
염증을 줄이는 음식을 꾸준히 먹으면 통증이 30% 줄었다는 식의 수치가 연구 결과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수치는 대상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식사는 치료를 돕는 생활 관리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관절 식단에 자주 꼽히는 음식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고등어, 연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이다. 오메가3 지방산(몸에 필요한 불포화지방의 하나)이 관절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주 2~3회 정도 튀김보다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 방법이 권해진다.
시금치, 브로콜리, 케일 같은 녹색 채소는 비타민K와 엽산을 공급하며, 끼니마다 한 접시를 곁들이는 식단이 소개된다. 호두, 아몬드, 잣 같은 견과류는 불포화지방과 비타민E가 들어 있어 하루 한 줌(30g)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며, 짠 가공 제품보다 소금을 더하지 않은 제품이 낫다.
블루베리, 딸기, 체리 같은 베리류의 안토시아닌(과일의 붉고 푸른 색소 성분), 올리브유의 올레오칸탈(올리브유에 든 항염 성분), 강황의 커큐민(카레의 노란 색소 성분), 녹차의 카테킨(차의 떫은맛 성분)도 염증을 누르는 성분으로 거론된다. 마늘과 양파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언급된다. 카레는 주 1~2회, 녹차는 너무 뜨겁지 않게 설탕 없이 하루 2~3잔, 올리브유는 나물 무침이나 볶음에 조금씩 쓰는 방법이 있다.
콩과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로 무릎을 받쳐 주는 근육을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되고, 저지방 우유와 플레인 요거트는 칼슘을 보충하는 데 쓸모가 있다. 하루 식단으로 옮기면 아침은 현미밥 반 공기에 고등어구이와 시금치나물, 점심은 잡곡밥에 카레와 데친 브로콜리, 저녁은 두부조림과 마늘을 넣은 볶음채소를 차리는 식이다. 간식은 과자 대신 요거트나 견과류로 바꿔 볼 수 있다.
줄일 음식과 체중 관리부터 확인
줄이라고 권하는 음식도 있다. 탄산음료와 과자, 단 빵처럼 당이 많은 음식,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 치킨과 돈가스처럼 기름진 튀김, 흰쌀과 흰빵, 라면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이 대표적이다. 지나친 술도 요산(몸속 노폐물의 하나)을 늘려 관절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체중도 식단만큼 중요한 관리 항목이다. 몸무게가 1kg 줄면 무릎이 받는 부담은 약 4kg 줄어든다는 설명이 널리 쓰인다. 밥 양을 조금 줄이고, 채소를 먼저 먹고, 천천히 씹고, 야식과 간식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어르신은 무리하게 굶으면 근육까지 빠질 수 있어 단백질은 챙길 필요가 있다.
물은 하루 1.5~2L 정도를 갈증을 느끼기 전에 나눠 마시고 카페인 음료는 지나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다. 연골의 상당 부분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좋은 음식과 약 치료는 다르다
항염 성분이 들었다는 말이 그 음식을 약처럼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음식 속 성분의 작용과 처방약의 치료 효과는 별개이며, 식단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된다.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관절에 좋다고 소문난 음식도 가려서 볼 필요가 있다. 도가니탕은 효과가 불확실하고 기름이 많아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으며, 홍화씨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돼지껍질이나 닭발의 콜라겐은 소화되면 일반 단백질로 분해되므로 연골로 그대로 간다고 보기 어렵다. 커피는 하루 2~3잔 정도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보되,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우유 등으로 보충하는 방법이 있다.
영양제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고 식사가 우선이다. 오메가3는 생선을 충분히 먹기 어려울 때, 비타민D는 부족한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다. 비타민C는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될 수 있다.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연골 성분으로 만든 영양제)은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어, 복용한다면 3개월쯤 지나 효과를 따져 보고 계속할지 판단하는 것이 좋다.
누가 먼저 확인하고 어디에 물어야 할까
이런 식단은 식사를 잘 하고 있고 특별한 식이 제한이 없는 어르신이 비교적 시도하기 쉽다. 반면 항응고제(피가 굳지 않게 하는 약)를 드시는 어르신은 비타민K가 많은 녹색 채소를 갑자기 늘리거나 오메가3, 강황 제품을 새로 시작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콩팥병이 있으면 채소와 과일, 견과류, 현미의 칼륨이나 수분 섭취량이 문제가 될 수 있고, 심장병으로 수분 제한을 받는 경우에는 물의 양도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당뇨가 있으면 과일과 카레의 양을 혈당에 맞춰 조절할 필요가 있고, 치아가 약한 어르신은 현미와 견과류를 부드럽게 조리하거나 갈아서 드시는 방법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과 통풍은 다른 병이어서, 통풍이 있다면 등푸른 생선과 맥주 등 피할 음식이 달라질 수 있다.
식단은 고등어 한 토막이나 간식 바꾸기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관절이 붓고 열이 나면 음식으로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먹는 약과 영양제 목록을 적어 주치의나 약사에게 보여 주고, 식단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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