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뻣뻣함과 계단 통증을 나이 탓으로 넘기는 어르신이 많다
초기 신호와 진단은 별개이고 류마티스 관절염과도 구분이 필요하다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면 정형외과에서 진찰과 엑스레이부터 확인

아침에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하거나 계단을 내려올 때 시큰한 느낌을 “나이 들어 그렇다”며 넘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불편은 퇴행성 관절염(연골이 닳으면서 생기는 관절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다만 무릎이 불편하다고 모두 관절염인 것은 아니고, 반대로 나이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어서 확인이 필요하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를 근거로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8명이 무릎 관절염을 가진 것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연골이 많이 닳은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닳은 연골은 저절로 되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에 언제 어떤 증상을 살펴야 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뻣뻣함, 계단 통증, 무릎 소리···일상에서 나타나는 일곱 가지 신호

가장 흔히 꼽히는 초기 증상은 조조강직(아침에 관절이 굳어 움직이기 힘든 증상)이다. 잠에서 깬 직후 무릎이 뻣뻣하다가 30분 안에 풀리는 양상이 대표적이다.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 앞쪽이 시큰하게 아픈 것도 연골이 닳기 시작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설명된다.

화장실이나 김장 자리에서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어려워지고 무릎이 끝까지 굽혀지지 않는 경우도 살펴볼 만하다. 걷거나 무릎을 굽힐 때 “뚝뚝”,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은 연골 마찰과 관련될 수 있는데, 통증이 없어도 진행 신호일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다만 소리만으로 관절염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텔레비전을 보다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첫걸음이 힘들고 몇 걸음 걸으면 나아지는 증상은 윤활액(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액체)이 부족한 탓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오래 앉아 있은 뒤 무릎이 살짝 붓고 열감이 있으면 관절 안에 염증성 물이 차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날씨가 바뀌거나 비가 오는 날 무릎이 쑤시는 것도 습도와 기압 변화에 관절이 반응하는 현상으로 설명되며, 관절 이상을 살펴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증상이 더 진행하면 무릎 안쪽 통증을 피해 한쪽으로 기울여 걷게 되거나, 무릎이 갑자기 푹 꺾이고, 자려고 누웠을 때 더 쑤시는 야간통(밤에 심해지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오래 방치해 다리가 O자로 휘었다면 중기 이상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호와 진단은 다르다···퇴행성과 류마티스도 구분해야

이런 증상은 어디까지나 살펴볼 신호이며 진단과는 별개다. 무릎 통증은 관절염 외의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어, 증상 몇 가지가 맞는다고 스스로 병을 단정할 수는 없다. 아침 뻣뻣함이 풀리는 시간도 하나의 단서다. 퇴행성은 대개 30분 안에 풀리는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면역 이상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병)은 1시간 이상 이어지는 것으로 구분된다.

진행 단계도 증상의 세기와 검사 결과를 함께 보고 판단한다. 1기는 가끔 아프고 엑스레이에서 거의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운동과 체중 관리가 중심이 된다. 2기는 통증이 잦고 연골이 약간 닳은 상태로 약과 운동 치료를, 3기는 통증이 심하고 연골이 많이 닳은 상태로 주사 치료를 고려한다. 뼈끼리 맞닿는 4기에는 통증이 극심해 인공관절 수술을 검토하게 된다.

파스와 찜질은 당장 편해 보여도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침, 뜸, 한약에만 의지하거나 참고 지내다 진찰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치료 계획은 진료를 받은 뒤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주의할 사람과 지켜보며 확인할 사람

더 주의해야 할 사람으로는 60세 이상,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농사나 청소처럼 무릎을 꿇고 일해 온 사람, 예전에 무릎을 다친 사람, 가족 중 관절염 환자가 있는 사람이 꼽힌다. 여성 어르신은 남성보다 2배가량 많다는 설명이 있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무릎 부담이 3배가 된다는 설명도 있다. 다만 이런 수치가 개인의 위험도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이런 조건에 해당한다고 모두 관절염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해당하지 않는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무거운 일을 한 뒤 잠깐 뻐근했다가 금세 사라지는 정도라면 경과를 지켜볼 수 있으나,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확인이 필요하다. 체중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요인으로, 1kg이 줄면 무릎 부담이 4kg가량 줄어든다는 설명이 있다.

병원 갈 시기와 물어볼 것부터 확인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무릎이 많이 붓고, 걷기 어렵거나 잠을 못 잘 정도라면 서둘러 정형외과 진료를 받는 편이 좋다. 앞서 든 증상 한두 가지가 반복되거나 걸을 때 소리가 나고 계단이 힘들어졌다면 1개월 안에 진료를 받도록 권하는 안내도 있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도 65세 이상이면 연 1회 정형외과를 방문해 점검하는 방법이 있다.

검사는 증상과 움직임을 살피는 진찰, 연골 상태와 관절 간격을 보는 엑스레이가 기본이고 필요할 때 MRI(자기공명영상)를 더한다. 이를 통해 연골 두께, 관절 변형 정도, 염증 유무, 진행 단계를 확인할 수 있다. 집에서는 쪼그려 앉을 수 있는지, 계단을 편하게 내려오는지, 아침에 뻣뻣한지, 체중이 늘지는 않았는지 먼저 점검해 두면 진료 때 설명하기 쉽다.

진료 때는 현재 단계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운동이 무릎에 맞는지, 체중을 얼마나 관리해야 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먹는 약이 있다면 약 이름을 알려 약사나 담당 의사와 상의하고,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른다. 가까운 병원을 고르기 어렵다면 지역 보건소에 문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