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 식후혈당, 당화혈색소는 보여 주는 내용이 서로 다르다
개인별 목표 수치와 합병증 검사 일정은 주치의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을 자꾸 찾고 밤마다 화장실을 두세 번 오가는 일을 나이 탓으로 돌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변화는 당뇨(혈액 속 당이 높게 유지되는 병)의 신호일 수 있으며, 65세 이상 3명 중 1명이 당뇨라는 말이 나올 만큼 노년층에 흔한 병으로 꼽힌다. 다만 증상이 있다고 모두 당뇨인 것은 아니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어서, 판단은 혈액검사 결과를 놓고 하는 것이 순서다.
증상은 신호일 뿐, 수치 세 가지는 보는 내용이 다르다
당뇨 초기 신호로는 잦은 갈증, 밤에도 이어지는 잦은 소변, 심해진 배고픔, 체중 감소, 극심한 피로, 잘 낫지 않는 상처, 흐려지는 시야가 꼽힌다. 이런 증상은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당뇨 여부를 가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혈액검사가 필요하며, 검사 자체는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혈당 수치는 세 가지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공복혈당은 현재 상태를, 식후혈당은 공복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숨은 당뇨를, 당화혈색소(최근 약 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수치)는 그동안의 관리 상태를 보여 준다. 하루 수치가 좋았다고 관리가 잘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판정 기준을 보면 공복혈당은 100mg/dL 미만이면 정상, 100~125는 당뇨 전단계, 126 이상은 당뇨 범위로 본다. 당화혈색소는 5.7% 미만이 정상, 5.7~6.4%가 전단계, 6.5% 이상이 당뇨 범위다. 다만 수치 하나로 스스로 진단할 수는 없고, 진단은 의사가 검사 결과를 종합해 내리는 일이다.
어르신 혈당 목표는 무조건 낮추는 것과 다르다
어르신의 관리 목표로는 흔히 당화혈색소 7~8%, 공복혈당 80~130이 제시된다. 혈당을 지나치게 낮추면 저혈당(혈당이 7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이 올 수 있는데, 이는 어르신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목표치는 나이, 건강 상태, 복용 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담당 의사와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화혈색소는 보통 3~6개월마다 확인한다.
관리가 강조되는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혈관 손상이 근본 원인으로 꼽히며, 작은 혈관이 상하면 눈의 망막병증, 신장병, 신경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병증은 실명의, 신장병은 투석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신경병증은 발 절단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큰 혈관 쪽으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2~4배 높다는 수치가 알려져 있다.
당화혈색소를 1% 낮추면 심근경색이 14%, 망막병증과 미세혈관 합병증이 37% 줄어든다는 수치도 자주 인용된다. 다만 이 수치가 개인에게 같은 효과를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혈당과 함께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리, 금연, 체중 관리, 정기 검사를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발은 매일 살피고, 독감과 폐렴구균, 대상포진 백신은 접종 여부를 의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식사와 걷기는 도움이 되지만 약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식사는 혈당지수(음식이 혈당을 올리는 속도를 나타낸 값)가 낮은 음식을 고르고, 채소를 먼저 먹은 뒤 밥을 먹으며, 천천히 규칙적으로 적게 먹는 것이 기본으로 꼽힌다. 귀리와 현미, 콩과 두부, 등푸른 생선, 녹황색 채소, 견과류 등이 권장되는 재료다. 흰쌀밥과 흰빵, 면류, 설탕과 꿀, 단 음료, 과자와 떡, 말린 과일, 가공식품은 줄일 필요가 있다. 케첩과 고추장, 드레싱에도 당이 많이 들어갈 수 있어 식품 라벨을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어떤 음식이든 치료 수단과는 별개다.
운동으로는 걷기가 대표적이다.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하루 30분, 주 150분을 목표로 삼되 10분에서 시작해 4주에 걸쳐 조금씩 늘리는 방법이 있다. 식후 걷기가 혈당을 30~50가량 낮추고 꾸준한 운동이 당화혈색소를 0.5~1% 낮춘다는 수치도 있으나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빈속 운동은 피하고, 저혈당에 대비해 사탕을 지니며, 편한 신발을 신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약을 둘러싼 오해도 적지 않다. 혈당이 정상이 되면 약을 끊어도 된다는 생각, 약이 췌장을 망친다는 생각, 건강식품이나 한약이 약을 대신한다는 생각, 인슐린은 마지막 단계라는 생각은 모두 잘못 알려진 내용으로 꼽힌다. 당뇨는 완치보다 꾸준한 관리가 중심인 병이어서 약을 오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약값 부담은 복제약, 복합제, 3개월 처방, 의료급여 활용 여부를 의사나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누가 먼저 확인하고 어디에 물어야 하나
앞서 꼽은 증상이 이어지는데 최근 혈액검사를 받지 않은 어르신은 먼저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전단계 판정을 받은 경우는 당뇨 진단과는 다르지만 식사와 운동을 점검하고 재검사 시기를 물어 두는 것이 좋다. 이미 진단받은 어르신은 혈당 수치뿐 아니라 눈, 발, 신장 검사 일정까지 챙겨야 한다.
혼자 관리하기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가족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일주일치 약통 정리, 반찬 준비, 혈당 기록 공유, 검진 동행, 발톱과 상처 점검, 사탕과 응급 연락망 준비, 주 2~3회 안부 전화처럼 역할을 나눠 맡는 방법이 있다. 장기요양보험, 만성질환 관리사업, 본인부담 경감 같은 제도도 있으나 대상 여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진료 때는 최근 혈당 기록과 복용 중인 약 목록을 가져가 개인별 목표 수치, 저혈당 대처법, 합병증 검사 시기를 주치의에게 묻는 것이 좋다. 약 복용과 부작용은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고, 지원 제도는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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