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관리는 약·식사·혈당·검진이 날마다 이어지는 일이다
혼자 지내는 어르신일수록 약 거르기와 발 상처를 놓치기 쉽다
약 재고와 검진 일정, 저혈당 대처법부터 가족이 함께 확인한다

약을 챙기고 식사를 가리고 혈당을 재고 합병증 검사까지 받는 일이 당뇨를 앓는 어르신에게는 날마다 이어진다. 젊은 사람에게도 벅찬 이 일을 혼자 감당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만 가족이 돕는다고 합병증을 반드시 막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치료의 중심은 담당 의사의 처방과 어르신 본인의 관리이고, 가족의 역할은 그 관리가 끊기지 않도록 빈틈을 메우는 데 있다.

약과 식사, 혈당 측정에서 빈틈이 생기기 쉽다

흔한 실수는 약을 건너뛰는 일이다. 오늘은 몸이 괜찮다고 거르거나, 가짓수가 많다며 한두 개를 빼거나, 부작용이 걱정돼 반만 먹는 경우가 있고, 약이 떨어진 줄 모른 채 며칠을 보내기도 한다. 당뇨약은 처방대로 꾸준히 먹는 것이 기본이며, 혈당이 낮게 나왔다고 스스로 양을 줄일 일이 아니다. 약을 바꾸거나 줄이는 결정은 담당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요일과 아침·점심·저녁으로 칸이 나뉜 일주일치 약통을 마련해 주 1회 함께 정리하고, 같은 시간에 울리는 알람과 확인 전화로 복용 습관을 잡을 수 있다. 매달 남은 약을 세어 떨어지기 전에 진료를 예약하고, 약을 조정하는 진료에는 동행해 이상 반응을 전하고 의사의 설명을 함께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사도 혼자 지낼수록 흐트러지기 쉽다. 흰쌀밥에 단 반찬이나 김치만 곁들이고, 라면이나 국수로 끼니를 때우며, 간식으로 믹스커피와 빵을 먹는 식단으로는 혈당을 조절하기 어렵다. 주말에 싱겁게 만든 반찬을 일주일치 준비하거나 당뇨식 밀키트와 반찬 배달을 이용하고, 경로당 공동 식당을 권하는 방법이 있다. 장을 볼 때는 현미, 채소, 생선을 고르고 가공식품과 단 음료는 빼는 편이 낫다.

혈당 측정을 꺼리는 이유는 채혈이 아파서, 혈당계를 다룰 줄 몰라서, 수치를 읽기 어려워서, 귀찮아서 등 다양하다. 화면이 크고 음성 안내와 기록 자동 저장 기능이 있는 혈당계를 고르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침 공복처럼 잴 시간을 함께 정하고, 측정지와 채혈침 재고를 살피며, 기록은 진료 때 가져가면 된다. 목표 수치는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검진과 발 관리는 미루면 놓치기 쉽다

어르신이 검진을 미루는 데는 귀찮음뿐 아니라 병원이 멀고 혼자 가기 어렵고 결과가 무섭다는 이유도 있다. 일정의 한 예는 해마다 안과 검사(눈의 망막 혈관이 손상되는 망막병증 확인), 발 검사(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둔해지는 신경병증 확인), 소변 단백질을 보는 신장 검사, 심전도, 종합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다. 치과는 잇몸병 때문에 6개월마다, 당화혈색소(최근 몇 달의 평균 혈당을 보여 주는 지표) 검사와 주치의 진료는 3개월마다 잡는 식이다. 다만 실제 일정은 어르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치의와 정하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의 15% 정도가 발 궤양(피부가 깊게 헐어 잘 아물지 않는 상처)을 겪는다는 수치가 있고, 심하면 절단에 이를 수도 있다. 시력이 나빠지거나 허리를 굽히기 어려운 어르신은 자기 발을 살피기가 쉽지 않다. 찾아뵐 때 상처, 물집, 색 변화, 굳은살, 티눈을 함께 보고, 발톱은 직선으로 너무 짧지 않게 자르도록 돕는다. 편한 운동화와 구멍 없는 면양말을 쓰고, 신발 안의 이물질을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상처를 발견하면 작아도 연고를 임의로 바르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는 편이 안전하다.

높은 혈당과 저혈당은 대처가 다르다

높은 혈당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문제라면, 저혈당은 당장의 위험이다. 어르신의 저혈당은 낙상, 의식 소실, 심장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약의 양이 많거나 식사를 걸렀거나 운동을 심하게 했거나 술을 마신 날 특히 조심해야 한다. 식은땀, 떨림, 어지러움, 배고픔, 가슴 두근거림이 대표적인 증상이어서 이를 적은 카드를 만들어 두면 도움이 된다.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 3~4개를 바로 먹고 15분 뒤 혈당을 다시 재며, 나아지지 않으면 119에 연락한다. 의식이 흐려 삼키기 어려워 보이면 입에 음식을 넣지 말고 곧바로 119를 불러야 한다. 사탕은 주머니, 가방, 냉장고 등 여러 곳에 두고 주스나 포도당 정도 갖춰 둘 수 있다. 응급 전화번호, 자녀와 주치의 번호, 복용 약 목록, 알레르기 정보를 냉장고에 붙여 두고, 혼자 사는 어르신이라면 이웃이나 경비실에도 알려 두는 것이 좋다.

마음의 문제도 따로 살필 필요가 있다. 당뇨 환자의 30%가 우울증을 겪는다는 수치도 있으며, 평생 관리의 무게와 합병증 걱정, 식사 제한의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꼽힌다. “왜 약 안 드세요”, “혈당 또 높네” 같은 추궁보다 “제가 예약해드릴게요”, “같이 산책해요” 같은 말이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건강 얘기 말고도 일상을 나누는 전화와 경로당, 복지관, 환우회 활동도 권할 만하다. 우울한 기분이 오래가면 주치의나 보건소에 상담을 청할 필요가 있다.

도울 범위는 어르신 상태에 따라 다르다

혼자 지내거나 시력이 나쁘거나 약 가짓수가 많은 어르신, 약을 자주 거르는 어르신은 가족의 손길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반면 혈당 기록과 검진을 스스로 챙기는 어르신에게 세세한 간섭은 잔소리로 들릴 수 있어, 약 재고와 진료 일정을 가끔 확인하는 정도로 충분할 수 있다. 형제자매가 있다면 총괄, 병원 동행, 안부 전화와 반찬, 혈당 기록과 약 재고 확인처럼 역할을 나누고 가족 단체방에서 일정을 공유하면 한 사람에게 부담이 몰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기댈 수 있는 제도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만성질환 관리사업, 노인 건강검진, 의료급여, 건강보험 본인부담 경감 등이 있다. 대상과 조건은 어르신마다 다를 수 있어 주민센터 복지 담당 창구, 노인복지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하다.

당장은 안부 전화로 약을 잘 챙기고 있는지 묻고, 최근 당화혈색소 수치와 빠진 검진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약 조정과 검진 주기는 주치의에게, 복용 방법과 약이 겹치는지는 약사에게 물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