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은 낮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며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다
혈당 기록과 발 점검을 시작하고 개별 목표는 주치의와 정한다
당뇨 진단을 받은 어르신이 정말 경계할 것은 당장의 혈당 수치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눈과 콩팥, 발, 심장으로 번지는 합병증이다. 증상이 없어도 합병증은 진행될 수 있어 몸이 괜찮다는 느낌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다만 혈당을 낮출수록 무조건 좋다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어르신은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오히려 낙상이나 심장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방치하면 눈과 콩팥, 발이 위협받을 수 있다
당뇨를 20년가량 방치하면 망막병증(눈 속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는 병)으로 실명하는 경우가 30%, 콩팥병으로 투석(기계로 피를 걸러 내는 치료)에 이르는 경우가 20%, 발을 절단하는 경우가 15%이고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2~4배 늘어난다는 수치가 거론된다. 다만 어떤 조사에서 나온 값인지 확인되는 수치는 아니어서 위험의 크기를 가늠하는 참고 정도로 볼 필요가 있다.
당뇨 환자의 30%가 우울증을 겪고, 잇몸병도 2배 많다는 이야기 역시 같은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해져 감염에 취약해지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꾸준한 관리가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관리만 하면 합병증이 반드시 생기지 않는다는 뜻과는 별개다.
혈당 목표와 약 복용은 혼자 정할 일이 아니다
어르신에게 흔히 제시되는 목표는 공복혈당 80~130mg/dL, 식후 2시간 혈당 180mg/dL 미만, 당화혈색소(최근 몇 달의 평균 혈당을 보여 주는 수치) 7~8%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기준일 뿐이고, 나이와 동반 질환, 저혈당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치의와 개별 목표를 정할 필요가 있다.
측정은 공복혈당을 매일 아침, 식후 혈당을 일주일에 2~3회 재고 당화혈색소는 3개월마다 병원에서 확인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날짜와 시간, 수치, 식사와 운동, 복용한 약, 특이 사항을 혈당 일기에 적어 진료 때 가져가면 의사가 약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은 같은 시간에 먹는 것이 기본이고, 깜빡했을 때 두 번 치를 한꺼번에 먹어서는 안 된다. 거른 약을 언제 먹을지는 약 종류마다 다를 수 있어 약사에게 미리 물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일주일치 약통과 알람, 달력 표시, 가족의 확인이 거르는 일을 줄이는 데 쓰일 수 있다.
혈당이 정상으로 나와도 약의 효과일 수 있으므로 스스로 끊는 것은 위험하다. 부작용이 걱정되거나 한약 등으로 바꾸고 싶을 때도 임의로 결정하지 않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인슐린을 맞는 어르신은 같은 시간에 투여하고, 주사 부위를 돌려 가며 놓고, 냉장 보관과 만료일을 확인하며, 저혈당에 대비해 사탕을 지니는 것이 좋다.
발 점검과 정기 검사, 해당 대상은 조금씩 다르다
당뇨가 있으면 발의 감각이 둔해져 작은 상처를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다. 자기 전에 상처와 물집, 굳은살, 티눈, 색 변화, 온도 차이, 발톱 상태를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발은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씻어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리고, 로션은 발가락 사이를 빼고 바른다. 구멍 없는 면 양말을 매일 갈아 신고, 맨발을 피하며, 신발은 안쪽을 확인한 뒤 신고 새 신발은 조금씩 길들인다.
발톱은 너무 짧지 않게 직선으로 자르고, 시력이 나쁘면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상처가 낫지 않거나 색이 변하고, 감각이 없거나 통증과 냄새, 붓기가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기 검사로는 매년 받는 산동 검사(눈동자를 넓혀 망막을 살피는 검사), 감각과 맥박을 확인하는 발 검사, 소변 단백질과 혈청 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콩팥이 피를 거르는 능력)을 보는 신장 검사, 심전도와 혈압, 콜레스테롤 확인이 꼽힌다. 안과 검사는 특히 당뇨 5년 이상이면 시력 변화가 없어도 매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치과는 6개월마다 찾는 것이 좋고, 경동맥 초음파나 심초음파는 필요 여부를 주치의와 상의하면 된다.
운동과 식사, 응급 대처까지 확인하고 물어야 한다
식후 30분쯤 15~20분 걷는 운동은 식후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민감도(인슐린이 잘 듣는 정도)와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공복 운동은 저혈당 위험이 있어 피하고, 격한 운동이나 발에 무리가 가는 운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 식사는 같은 시간에 천천히 하고, 채소를 먼저 먹고, 통곡물을 쓰며, 단순당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혈당이 70mg/dL 미만으로 떨어져 식은땀, 떨림, 어지러움, 배고픔, 두근거림이 나타나면 사탕 3~4개를 바로 먹고 15분 뒤 다시 잰다. 나아지지 않으면 119에 연락한다. 혈당이 300mg/dL 이상이면서 심한 갈증, 의식 혼미, 구역감이 있으면 인슐린을 임의로 조절하지 말고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감기 등 감염이 생기면 혈당을 더 자주 재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약을 거르지 않는다. 독감(매년), 폐렴구균, 대상포진, 코로나19 예방접종은 대상과 시기를 보건소나 주치의에게 확인할 수 있다. 우울감이 이어지면 혼자 견디지 말고 취미 활동, 가족과 친구 만남, 환우회를 활용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할 일은 오늘의 공복혈당을 적고 잠들기 전 발을 살피는 것이다. 다음 진료 때는 혈당 일기를 가져가 내 목표 수치와 이번 해 받아야 할 검사를 주치의에게 묻고, 약을 거른 경우의 대처는 약사에게,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안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보건소에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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