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과 잦은 소변을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쉬운 당뇨 초기
증상만으로는 알 수 없고 혈액검사로 구분해야 한다
지난 3개월 몸의 변화를 돌아본 뒤 보건소나 내과에서 혈당부터 확인

전보다 물을 자주 찾고 밤에 화장실을 오가는 일이 늘어도 많은 어르신은 “나이 들어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긴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3명 중 1명이 당뇨이고, 그중 상당수는 자신의 병을 모른 채 지낸다. 다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당뇨인 것은 아니며, 반대로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혈당이 높을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 7가지

먼저 살필 신호는 갈증과 소변이다. 혈당이 높으면 몸의 수분이 빠져나가 입이 자주 마르고 물을 하루 2L 넘게 마시게 될 수 있다. 밤에 2~3번 이상 화장실에 가거나 낮에도 소변이 잦아졌다면 혈당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먹는 양과 체중의 변화도 단서가 된다.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면 에너지가 모자라, 충분히 먹어도 금방 허기를 느낄 수 있다. 몸이 당을 쓰지 못해 지방과 근육을 대신 태우면 체중 조절을 하지 않았는데도 몇 달 사이 3~5kg이 빠지기도 한다.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오후마다 눈꺼풀이 무거운 증상, 손등의 작은 상처나 발의 물집이 오래 낫지 않는 증상도 살펴볼 만하다. 혈당이 높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혈액 순환이 나빠져 회복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씨가 갑자기 잘 안 보이거나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것도 눈의 수정체가 붓는 영향일 수 있어, 안경을 새로 맞추기 전에 혈당을 재 보는 편이 낫다.

이 밖에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음부, 사타구니, 겨드랑이의 잦은 가려움이 있다. 곰팡이와 세균 감염이 쉬워지는 탓이다. 발끝 저림과 둔한 감각은 당뇨 신경병증(높은 혈당으로 신경이 손상되는 합병증)의 초기 증상일 수 있고,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는 치주 질환도 당뇨 환자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과 진단은 다르다

증상은 검사를 받아 볼 이유일 뿐, 진단의 근거는 아니다. 밤에 소변이 잦은 것은 전립선 문제나 복용 중인 약 때문일 수 있고, 피로와 시야 변화도 다른 원인에서 올 수 있다. 그렇다고 “전립선 때문”, “나이 때문”이라고 미리 결론 내리면 혈당을 확인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확인은 혈액검사로 한다. 공복혈당은 8시간 금식 후 재고, 당화혈색소(HbA1c, 최근 약 3개월의 평균 혈당을 보여 주는 수치)는 그동안의 혈당 흐름을 보여 준다. 경구 당부하 검사(포도당 음료를 마신 뒤 혈당 변화를 재는 검사)는 진단을 확정할 때 쓰인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공복혈당이 100mg/dL 미만이면 정상, 100~125mg/dL이면 당뇨 전단계,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로 본다. 당뇨 전단계는 당뇨와는 별개의 단계지만,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수치 해석과 재검사 여부는 담당 의사에게 묻는 것이 정확하다.

더 살펴야 할 사람, 오해하기 쉬운 사람

더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가족 중 당뇨 환자가 있거나,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인 비만, 고혈압, 운동 부족에 해당할 때다. 65세 이상이거나 임신 중 당뇨를 겪은 여성도 여기에 든다. 이런 조건이 있다고 반드시 당뇨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검사를 미루지 않을 이유는 된다.

위험 요인이 없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살이 안 쪘으니 괜찮다”는 생각과 달리 마른 사람에게도 당뇨가 생길 수 있고, 어르신은 근육량이 적어 혈당 관리가 더 어려울 수 있다. “단것만 안 먹으면 된다”는 것도 오해다. 설탕뿐 아니라 흰쌀과 밀가루 음식도 혈당을 올린다.

이미 당뇨 진단을 받아 약을 먹고 있다면 사정이 다르다. 이 경우에는 증상 점검보다 정기 진료가 먼저이며,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언제 병원에 가고 무엇을 물을까

앞의 7가지 가운데 3가지 이상이 겹치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었거나, 시야 흐림이 이어지거나, 상처가 낫지 않으면 서둘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1~2가지이거나, 가족력이 있는데 검진을 받지 않았거나, 비만과 고혈압이 있다면 1개월 안에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도 65세 이상은 매년, 위험 요인이 있으면 6개월마다 검사를 받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부모나 형제 중 당뇨 환자가 있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검사 주기는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치의와 정하는 편이 좋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지난 3개월을 돌아보고 물 마시는 양, 소변 횟수, 체중 변화, 피로, 상처 회복을 적어 두면 도움이 된다. 혈당 검사는 내과와 가정의학과에서 받을 수 있고,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무료나 적은 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 비용과 일정은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보건소에 먼저 문의하고, 결과지를 받으면 주치의에게 재검사가 필요한지, 다음 검사는 언제 받을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