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상한 행동양식과  습관들
그 두 번째로 아파트 문화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보자.

한국 주거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참 할 얘기가 많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가지만 다른 나라 사람이 보면 이상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을 객관적으로, 타인의 입장에서, 다른 각도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먼저 아파트의 주차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아파트에 가보면 거의 모든 지상 주차장에 전면주차라고 쓰여 있는 표지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전면주차는 차의 앞부분이 주차공간의 앞을 향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주차장에 일렬로 엉덩이를 맞춰 세워져 있는 차를 보면 보기는 좋다. 이런 좋은 모습을 위해서인지 어떤 아파트에서는 후면주차를 하다가 경비의 질책을 받고 차를 다시 돌려서 주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관리사무소에서 열심히 정리, 관리를 하고 구청에서 심지어 방송에서도 선진 주차에티켓이라면서 전면 주차를 해야 한다고 한다. 

 
전면주차와 후면주차에 무슨 차이가 있길래 꼭 전면주차를 해야 하나 하고 알아 봤더니 거의가 식물보호일층에 사는 사람들을 매연으로부터 보호때문이란다.
그 외 다른 이유가 있나 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두어 가지가 더 있다.   

 -.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빼기 위해 후진한 후 주차된 곳을 운전석에 앉아 살펴볼 수 있다.
    즉 오일이나 냉각수 등이 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배기가스로 인해 벽면에 그을음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외의 이유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전면주차는 선진 주차예절이니 꼭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나라가 무슨 집단최면에 걸린 나라도 아니고 사람들이 왜 모두 어떤 일에 우르르 한쪽으로만 몰려다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자

미국은 대부분 우리와 같은 전면주차를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는 미국의 주차모습을 본떠서 전면주차가 정석이라고 주장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일본은 주로 후면주차를 한다.

왜 서로 다를까?

우선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선 미국은 운전문화가 잘 정착이 되어 있다. 길도 넓고 표지판이나 교통규칙이 상식에 맞게 잘 되어 있다. 대개 주차장에 주차해 있던 차가 후진으로 나오면 지나는 차가 서서 그 차가 완전히 나와서 갈 때까지 정지해서 기다려준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주차공간이 넓어서 전면주차하고 또 뒤로 빠져 나오기가 아주 쉽다는 것이다. 전면주차에서 빠져나올 때 옆 차에 부딪칠까 봐 조마조마하지 않고 핸들을 돌리면서 빠져나올 수 있을 정도다.  

일본의 경우는 후면주차를 한다. 이 경우는 운전자가 자기가 갈 길의 상황을 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길을 주시하다가 안전한, 적당한 시기에 쑥 빠져나오면 된다. 남을 방해할 필요도 없고 남이 서서 양보해 줄 필요도 없다. 

 자 그러면 우리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리의 아파트 주차장은 크게 두 부분이다. 지상주차장과 지하 주차장이다. 대부분의 지하 주차장에서는 전면주차를 하지 않는다고 경고딱지를 붙이거나 경비원의 쫓아와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 문제는 지상주차장인데 왜 그렇게 일방적으로 전면주차만 주장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몇 가지만 생각해 보기로 하자

 첫째로 한국의 아파트 지상 주차장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다.

나는 이것을 아파트에서 전면주차를 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초등학교 이하의 아이들이 킥보드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공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지상 주차장이다. 별도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지상주차장은 결국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다목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의 특성이 차가 후진을 하더라도 뒤로 맘대로 지나다닌다. 아이들은 후진하고 있는 운전자의 시야가 한쪽 밖에 볼 수 없고 차 바로 뒤는 볼 수 없다는 것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지나가면 차가 자기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가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당연히 보호해야 하지만 사각지대에 가려있는 사람은 보호할 수가 없다. 아이들의 신체구조상 거의가 후진하는 차의 사각지대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아파트에 심어 놓은 나무가 얼마나 비싼지 모르지만, 또 정말로 잠깐 동안의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에 나무가 얼마나 해를 입을지 모르지만 우리들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다치는 것에 비하면 후면주차로 나무를 말려 죽이고 뿌리째 뽑아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된다.
 
둘째로 우리의 운전습관이다.

아직까지 주차장에서 차가 후진하는데 차가 나오도록 기다리는 차를 구경을 못해봤다.
주차한 차가 후진해서 먼저 공간을 점령해서 못 가는 경우에만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기다리지 주차한 차가 반쯤 나왔든 삼분의 일쯤 나왔든 크락션을 울리면서 자기가 먼저 지나간다. 심지어 내가 타고 가던 택시가 좁은 골목에서 주차공간에서 나오려고 후진하고 있는 차를 들이받은 경우도 보았다. 택시 운전수는 차가 나오든 말든 크락션만 울리고 전혀 속도를 줄이지도 않았었다. 우리의 운전문화상 내 안전을 남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전면주차는 위험하다.

셋째 한국 아파트의 지상주차장은 한 대당 주차공간의 폭과 길이가 작다.

좁은 면적에 많은 차를 세우기 위해서 주차면적을 촘촘히 그려놔서 타고 내릴 때 차문을 열면서 옆 차에 닫지 않기가 힘들다. 결국 새 차도 몇 달이 못 가서 옆구리가 곰보가 되고 만다. 필자도 처음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에티켓이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원인의 제공자가 아파트를 건설한 건설회사라는 것을 발견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작은 면적에 일정한 대수의 주차공간 확보를 하려니 한 대당 주차공간을 작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법규정으로 차 한 대당 주차공간의 폭을 얼마 이상이라고 정의하고 이것을 지키는지 확인하거나, 이 폭을 현실성 있게 바꿔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미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건설사의 뱃속으로 우리의 주차공간이 사라지고 우리는 엉뚱하게 서로를 미워하면서 이웃의 차에 흠집을 내면서 주차를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좁은 공간에 차를 전면주차 하려면 후면주차보다도 기술적으로 더 어렵고 시간이 소요된다. 바쁜 아침에 차를 빼기 위해서 엉키는 것을 보면 시스템과 문화의 복합적인 한심한 문제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전면주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주장하는 얘기가 수목보호라는데, 우리 아파트의 경우 전면주차라는 표지를 나무에 철사로 꽁꽁 묶어서 철사가 나무를 파고 들어가서 잘라지게 생겼는데도 그런 것은 전혀 관심이 없고 수목보호라니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그러면서도 후면 주차된 차가 있으면 경비원들이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딱지를 붙여놓는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집단최면을 걸어 놨는지어느 구청인가 구청의 홈페이지에 주차문화에 대해서 써놓으면서 꼭 전면주차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어느 대학교수의 부연설명까지 붙여놨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의 뉴스에서도 전면주차 얘기를 하던 것을 기억한다. 모두가 수목보호 때문에 전면주차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전면주차, 후면주차 어디에서나 통하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 그 아파트의 상황에 맞는 방법이 좋은 방법이다. 넓은 주차공간과 우리가 가진 상황에 맞는 주차방법, 그리고 양보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맞는 주차방법을 만들어 줄 것이다.
집단최면에 걸린 것 같이, 득실을 따져보지도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남들이 하니 나도 따라 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되지 말았으면 한다.
마지막 우리들의 아이들이 중요하지 식물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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